'도마 위' 오른 전기차 스타트업들…美 SEC, 워크호스도 조사 착수

'폐업 위기' 로즈타운 관련 의혹
'제2 니콜라' 될라…시장 우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배달용 전기트럭 제조업체 워크호스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워크호스는 지난해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 올해 3월 전기트럭 스타트업 로즈타운에 이어 세 번째로 SEC 조사 대상에 올랐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제2의 테슬라’를 표방하며 미국 증시에 입성했지만 사업모델 등 여러 의혹이 일며 SEC 조사의 ‘단골손님’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EC가 워크호스를 조사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EC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를 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다.2007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설립된 워크호스는 배달용 전기트럭과 밴을 제작하는 업체다. 주요 고객사로는 페덱스 UPS 등이 있다. 2016년 나스닥시장에 상장했지만 아직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워크호스는 최근 들어 사업 목표 달성 실패, 주요 임원의 퇴사, 유동성 압박 등을 겪었다. 회사 측은 올해 차량 1000대를 납품하겠다는 사업 목표를 지난 7월 철회했다. 지난달에는 화물 적재공간이 부족하다는 고객 불만을 수렴해 주력 차종의 디자인을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2분기 판매 실적이 14대에 그쳤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1일 나스닥에서 워크호스 주가는 9.14달러(종가 기준)를 기록해 지난 2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41.34달러) 대비 78%나 하락했다.

시장에선 워크호스가 로즈타운과 ‘특수관계’를 맺고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워크호스는 로즈타운의 초기 투자자로 한때 지분 9%를 보유했다. 두 회사의 창업자가 같은 인물이라는 인연이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번스는 2019년 워크호스를 퇴사하고 로즈타운을 창업했다.공매도업체 힌덴버그리서치는 3월 로즈타운이 사전 예약 주문 규모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SEC와 미국 법무부는 로즈타운 조사에 착수했다. 로즈타운은 6월 자금난 때문에 폐업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련의 사태 와중에 7월부터 워크호스는 보유하고 있던 로즈타운 지분 중 4분의 3을 팔아 7900만달러(약 920억원)를 현금화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최근 SEC는 미국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힌덴버그리서치가 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SEC의 조사 대상이 됐다. SEC는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의 사업모델 및 수익성 등에 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