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소상공인 "이대로면 다 죽어…'핀셋 방역'으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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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단체, 방역체계 전환 촉구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업계가 방역 수칙은 엄격히 적용하되 경제활동은 최대한 보장하는 ‘위드(with) 코로나’ 방역 체계로의 대전환을 정부에 촉구했다. 획일적인 방역 조치 말고 업종별 ‘핀셋’형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위험시설 영업시간 늘리고
접종자는 인원 제한 제외를"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5개 중소기업·소상공인단체는 2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방역체계 개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5개 단체장은 620만 소상공인이 생존 위기에 몰렸다며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과 저위험 시설을 구분해 위험도가 낮은 시설은 영업시간을 오후 10~12시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백신 접종 완료자나 48시간 이내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경우 현재 네 명인 사적 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획일적인 방역정책은 소상공인 피해만 키우고 방역효과는 점점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일자리가 줄어들고 복지비용이 증가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한 소상공인들도 “짧고 굵게 하자더니 길고 굵게 웬말이냐” “일률적인 방역체계 소상공인 다 죽는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호소했다.
국내 소상공인은 620만 명으로 전체 사업체 수의 93.3%를 차지한다. 종사자 수는 897만 명에 달한다. 지난 7월 말 현재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24만6000명 감소한 반면, 생계를 위해 부업에 나선 1인 자영업자는 15만5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중기중앙회가 최근 긴급 조사한 결과 소상공인 91.4%가 지난 7~8월 매출이 작년보다 줄었고 63%가 휴·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빚으로 버티는 소상공인들이 백신 접종률만 보면서 2~3개월을 기다리기엔 하루하루가 너무 절박하다”고 말했다. 한 스터디카페 사장은 “오후 10시면 문을 닫아야 하는데 학생들이 공부할 데가 없다고 하소연한다”며 “스터디카페에 음식점, 유흥업소와 똑같이 영업시간 제한(오후 10시)을 두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정경재 한국숙박업중앙회장은 “전국 공실률이 60~70%에 달해 직원을 다 내보내고 사장 혼자 일하는 숙박업체가 많다”며 “기존 직원 유지도 어려운데, 고용노동부는 신규 채용 지원 대책만 내놓는다”고 비판했다. 한 전시업체 사장은 “주요 선진국에선 박람회가 정상 개최되는데, 한국만 개최되지 않으면서 업계 전체가 붕괴 직전”이라며 “업종 분류도 모호해 정부 지원금을 10원도 못 받았다”고 호소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