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사고 얼마나 됐다고…서울 철거현장 또 사고

제도 개선안 담은 법 개정 추진 속도 늦어
지난 6월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계기로 철거 공사장 안전 문제가 크게 대두됐지만, 현장에서는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공사장에서 가림막이 쓰러지면서 지나가던 승용차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차량이 일부 파손됐을 뿐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한 시민이 찍은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자동차가 철거 가림막에 완전히 깔린 모습이다. 당시 옆에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더라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철거 과정에서 굴착기 등 장비로 작업을 하던 중 가림막을 치면서 쓰러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안전기준을 잘 지켰는지 여부는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불과 석 달 전에 발생한 광주 참사의 기억이 생생한데 철거 현장에서 또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실제로 사고 당시 현장 인근을 지나던 행인 1명이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광주 참사 이후 철거공사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국회의원들이 앞다퉈 제도 개선책을 내놨지만, 관련 법 개정이 빨리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 실제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달 10일 당정 협의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종합대책을 논의했고, 국토교통부 등은 이를 토대로 '건설공사 불법하도급 차단방안'과 '해체공사 안전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해체공사 단계별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위반 시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이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건축물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하위 법령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법안 처리 등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 등이 발의한 건축물관리법 일부개정안은 이달 1일에야 국회에 접수됐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자체적으로 '해체공사장 5대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내놓고 주요 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집중 안전 점검을 벌였으나, 이날 가림막 붕괴 사고가 난 현장은 지난달 점검 대상에 포함조차 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철거공사 기간이 대부분 길지 않고 1주일 이내에 공사가 이뤄지다 보니 집중 점검 당시에는 해당 현장이 철거가 진행 중인 곳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