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정, 조덕제 항소심 유죄 판결에 "2차 가해 견디기 힘들다" [전문]

조덕제 강제추행 대법원 확정 판결 후에도
반민정 비난하는 내용 유튜브 방송 진행

반민정 2차 가해 행위, 항소심에서도 '유죄'
배우 반민정/사진=한경DB
배우 반민정이 조덕제가 항소심에서도 실형 판결이 유지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반민정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고인 조덕제(본명:조득제)와 동거인 정모 씨가 2심에서도 '정보통신망법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형법상 모욕, 성폭력처벌법상 비밀준수 등 위반'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의정부지법 형사1부(이현경 부장판사)는 2일 피고인 조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1월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조덕제는 징역 12월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법정 구속됐지만 형량이 1개월이 줄어든 것.

항소심 재판부는 "조덕제의 명예훼손 글 일부는 허위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모욕 혐의 일부는 지나치게 악의적이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함께 기소된 동거인 정모 씨에 대한 항소는 기각됐다. 1심은 정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재판 결과에 대해 반민정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죄질이 불량하고, 인격과 인권을 침해하는 '2차 범죄 행위'임을, 법원에서 다시 확인해준 것"이라고 전하면서 "피고인들의 행위가 죄질이 불량하고, 인격과 인권을 침해하는 '2차 범죄 행위'임을, 법원에서 다시 확인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형량이 다소 감소한 것에 대해선 안타까우며, 타사건을 위해서라도 범죄 피해자에 대한 가짜뉴스, 허위 의혹제기, 무분별한 비방 등의 2차 가해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오랜기간 재판과 2차 가해로 "견디기 어려운 시간들을 버텨냈다"며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조덕제의 끔찍한 성범죄와 2차 가해에 동조하고 가담한 사람들에 대한 자료들도 추가로 입수하면서 또 한번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누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저도 제가 피해자가 될 지 예측하지 못했고,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 위해, 혹은 피치 못해 피해를 당했다면 대처할 수 있는 도움을 드리기 위해 용기를 낼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조덕제는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사전 합의 없이 상대 배우 반민정의 속옷을 찢고 신체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2016년 12월 1일 1심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017년 10월 항소심에서는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판결이 내려졌다. 이후 2018년 9월 대법원에서 조덕제의 유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조덕제는 이후에도 반민정을 비방하는 것으로 보이는 글을 온라인에 여러 차례 올렸고, 이에 검찰은 2019년 6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모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의 혐의로 조 씨를 불구속기소 했다.재판을 받는 중에도 동거인 정 씨와 유튜브 방송을 이어갔다. 이에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정 씨가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후 여전히 2차 가해를 지속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언급하면서 "1심 재판 이후에도 여전히 2차 가해를 계속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반민정 입장
안녕하세요, 배우 반민정입니다.

피고인 조덕제(본명:조득제)와 동거인 정모 씨는 2심에서도 "정보통신망법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형법상 모욕, 성폭력처벌법상 비밀준수 등 위반"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피고인들의 행위가 죄질이 불량하고, 인격과 인권을 침해하는 ‘2차 범죄 행위’임을, 법원에서 다시 확인해준 것입니다.

피고인들은 지난 1월, 1심 판결 후에도 어떤 반성이나 자숙도 하지 않고, 오히려 더 법원과 저에 대한 더욱 강도 높은 허위 비방내용들을 추가로 유포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형량이 다소 감소한 것에 대해선 안타까우며, 타사건을 위해서라도 범죄 피해자에 대한 가짜뉴스, 허위 의혹제기, 무분별한 비방 등의 2차 가해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오랜 기간 재판을 하며 지속된 2차 가해로 인해 견디기 어려운 시간들을 버텨냈습니다.

게다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조덕제의 끔찍한 성범죄와 2차 가해에 동조하고 가담한 사람들(지인, 스태프,기자들, 소속사대표, 법조인 등)에 대한 자료들도 추가로 입수하게 되어 또 한번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단지 "살기 위해" 대응을 해야만 하는 악순환에 빠졌습니다.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누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도 제가 이런 피해자가 될 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 위해, 혹은 피치 못해 피해를 당했다면 대처할 수 있는 도움을 드리기 위해 용기를 내겠습니다.

이젠 제발, 가해자들에게서 벗어나 제 일상을 되찾고 싶습니다. 배우로, 교육자로, 한 인간으로, 앞으로 얼마나 살지 모를 제 인생을 살아가겠습니다.

범죄 피해를 입고 '법대로' 한 선택 이후, 만 6년 이상 과거에 묶여 있는 제가 부디 현재를 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도와주세요.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법정이 아닌 일상에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그리고, 항상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배우 반 민 정 올림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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