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집중분석] 코로나19 수혜 톡톡히 본 넷플릭스, 게임산업으로 매출 다변화

비디오대여업체서 온라인스트리밍으로
코로나19 끝나도 성장여력 충분
추가구독료 없이 게임 즐길 수 있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는 글로벌 선두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다. 현재 전 세계 190여개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2분기 기준 유료가입자 수는 2억900만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특수 끝나도 '안정적'

넷플릭스 같은 언택트 서비스 업체들은 지난해 코로나19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방역을 위한 각국의 봉쇄조치로 이동에 제한을 받거나 재택근무를 해야 했던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새로 유입됐고, 또 머무는 시간을 늘린 것이다. 코로나19로 자체 콘텐츠 제작이 차질을 빚으면서 비용은 감소했지만, 유료가입자는 가파르게 증가했다.이에 따라 코로나19 여파가 종식되고 다시 정상 생활로 복귀하면 넷플릭스가 입은 코로나19 반사이익은 끝나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 전망이 많다. 실제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북미권 매출이 2019년 약 50%에서 44%까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같은 우려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하나금융투자는 "북미권 유료가입자의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TV 시청 시간 기준으로는 점유율이 7%에 불과해 중장기적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영어권 국가에 대한 투자 규모가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의 유료가입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수익성은 OPM(영업이익률) 기준 2019년 12.9%에서 작년 18.3%로 늘었는데, 올해는 2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에서 출발

넷플릭스는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가 1997년 처음 설립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그는 인터넷을 뜻하는 ‘넷’과 영화 주문을 의미하는 ‘플릭스’를 합쳐 사명을 지었다. 인터넷으로 영화를 주문하면 비디오테이프를 우편으로 배송해주는 회사였다. 직원 30명에 콘텐츠가 1000개도 안 되는 영세 업체에 불과했다.1999년부터는 월 5달러를 내면 넷플릭스의 비디오테이프를 무제한 빌릴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른 업체와 달리 연체료도 받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회원 수는 급속도로 불어났다. 급기야 미국 최대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 업체였던 ‘블록버스터’의 경쟁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늘 적자에 시달렸다. 이용 요금이 저렴했던 데다 비디오테이프 유통 속도가 너무 느렸기 때문이다.

헤이스팅스는 또 한 번 변신을 꾀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이어 미국 내 각 지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콘텐츠 유통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덕분에 비디오테이프를 신청하면 당일 또는 다음날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비디오테이프가 사라지고 대량 유통이 가능한 DVD가 등장하면서 유통 속도가 빨라진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인기를 끈 서비스는 콘텐츠 추천 시스템이었다. 고객의 DVD 대여 목록을 분석해 취향에 맞는 영화와 드라마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이 같은 노력은 2000년대 들어 점차 빛을 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2003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2005년에는 3만5000여개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하루 100만 개의 DVD를 유통하는 대형 콘텐츠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유료 스트리밍서비스에 도전

헤이스팅스는 2007년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를 출시했다. 당시 넷플릭스 외에도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는 많았지만, 시장 규모가 크진 않았다. 대부분 무료였던 터라 소비자들이 동영상을 볼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뜨는 광고를 억지로 봐야 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유료 회원제를 고집하는 대신 광고를 없앴다. 그러자 넷플릭스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콘텐츠 제작업체들도 넷플릭스에 영화와 드라마를 앞다퉈 제공했다.

넷플릭스는 2011년 또 한 번 사업 모델을 업그레이드했다. 콘텐츠 직접 제작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제작 방식도 남달랐다. 제작자가 사사건건 감독의 작업에 간섭하는 할리우드 제작 방식을 피하고 감독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줬다. 이렇게 탄생한 첫 드라마가 미국 워싱턴 정가를 배경으로 한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2013년 출시 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에 이어 나르코스, 마르코폴로 등 넷플릭스의 자체 콘텐츠는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게임산업으로 매출 다변화 공략

전체 매출의 99%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수익 다변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비디오게임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를 위해 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아츠(EA) 등 게임기업 출신 마이크 버듀를 게임 개발 부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연내 관련 인력 확보를 완료한 뒤 2022년을 목표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외부 개발업체를 인수한뒤 자사 오리지널 IP를 활용한 게임을 만들어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유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투자금융은 "플랫폼 내 추가 구독료 없이 모바일 게임 산업으로 확장함에 따라 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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