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대교 개통에 들뜬 수색·증산뉴타운

내달 수색9구역 753가구 입주

월드컵대교, 상암~양평동 연결
DMC롯데몰도 2025년 개장
고양 이케아·스타필드 10분거리

뉴타운 6개구역 준공·공사중
입주권값, 분양가의 두 배 '껑충'
롯데캐슬 전용 84㎡ 13억 육박
지난해 6월 입주한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내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모습. /이혜인 기자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일대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수색·증산뉴타운에는 수색4구역 등 6개 구역이 입주를 마쳤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다.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는 데다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 DMC(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의 롯데몰 건립과 월드컵대교 개통 등 개발 호재도 많아 부동산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3년 약 7000가구의 아파트촌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과 붙어 있는 수색·증산뉴타운은 800여 개 정보기술(IT)·미디어 기업이 입주한 마포구 상암동 DMC의 배후 단지 조성을 위해 2006년 처음 추진됐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년간 개발에 난항을 겪다가 2017년 수색동 ‘DMC롯데캐슬더퍼스트’(수색4구역·1192가구)가 처음 분양하며 개발이 본격화됐다. 이 단지는 작년 6월 입주했다. 이곳에는 2023년까지 아파트 다섯 곳이 더 들어서 총 6692가구의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모두 DMC역, 경의중앙선 수색역과 맞닿아 있다.

다음달에는 수색9구역에서 ‘DMCSK뷰’(753가구)가, 내년 3월에는 증산2구역의 ‘DMC센트럴자이’(1388가구)가 준공된다. 2023년에는 ‘DMC아트포레자이’(수색7구역·672가구), ‘DMCSK뷰아이파크포레’(수색13구역·1464가구), ‘DMC파인시티자이’(수색6구역·1223가구) 등 3개 단지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들 단지 가격(입주권 포함)은 분양가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 84㎡는 지난 1월 12억98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고 분양가(5억8400만원)보다 7억원 넘게 오른 금액이다. DMC역을 끼고 있어 6개 단지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증산동 센트럴자이는 지난달 16억325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올초 실거래가(14억4778만원)보다 2억원 가까이 뛰었다. 수색·증산뉴타운 신축 단지 전용 84㎡가 ‘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현재 호가는 17억원에 달한다. 2018년 분양한 수색동 SK뷰 전용 84㎡는 지난달 분양가(7억2620만원)의 두 배가 넘는 15억50만원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월드컵대교 개통·DMC 롯데몰 등 호재

단지 인근 노후 주거지도 개발이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수색8구역과 증산5구역은 재개발 ‘8부 능선’인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태다. 수색8구역은 내년 이주를 거쳐 2027년 578가구 규모의 SK뷰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수색동 A공인 관계자는 “현재 구역 내 노후 빌라에 붙은 프리미엄(웃돈)이 5억~6억원에 형성돼 있다”며 “추가 상승 기대감에 조합원들이 매물을 잘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4 부동산 대책’으로 추진 중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증산4구역과 수색14구역은 정식 지구 요건(토지주 3분의 2 이상 동의)을 충족한 상태다.

수색·증산뉴타운의 가장 큰 호재는 복합 쇼핑몰인 롯데몰 개발사업이다. DMC역 인근 2만644㎡ 부지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5년 개장되면 수색·증산뉴타운 주민들은 지상·지하 통로를 통해 롯데몰을 오갈 수 있을 전망이다.

교통도 편리해졌다. 마포구 상암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월드컵대교가 이달 초 개통하면서 강서구와 영등포구로의 이동 시간이 단축됐다. 최근 서부간선지하도로(영등포구 양평동~금천구 독산동)도 개통되면서 일대 상습적인 정체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수색·증산뉴타운에선 고양 이케아, 고양 스타필드 등 대형 쇼핑시설도 차로 10분 남짓이면 닿는다. 부동산 컨설팅회사 도시와경제의 송승현 대표는 “수색·증산뉴타운 노후 단지 개발이 완료되면 인근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3호선 녹번·연신내역 일대 신축 단지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신흥 주거타운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