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文 정권에 '전쟁 선포'…野 "솜방망이 처벌 안 돼"

양경수 위원장 구속에 강력 반발

야권서는 민주노총 일제히 규탄
원희룡 "해체가 해야 할 마지막 일"
하태경 "국민 민폐, 자숙해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노총이 양경수 위원장의 구속을 두고 '전쟁 선포'라며 반발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대권 주자들은 "행패 좀 그만 부리라"며 민주노총을 일제히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2일 "경찰의 양 위원장 구속은 문재인 정권의 전쟁 선포"라며 "강력한 총파업 투쟁 성사로 갚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위원장을 강제 구인하면서 현장 노동자의 분노는 더욱 격발될 것"이라며 "과거 어느 정권도 노동자의 분노를 넘어 좋게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했다.이러한 모습을 두고 국민의힘은 민주노총을 규탄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양 위원장은 수차례 대규모 불법시위를 주도한 전력이 있다"며 "민주노총을 법과 국민 위에 군림하게 한 게 바로 문재인 정권이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면 민주노총의 폭주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 대권 주자들의 비판 수위는 더욱 강력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노총이 양 위원장이 구속되자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총파업을 선언했다"라며 "위력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와 초기의 노동운동가들이 헌신했던 것은 현재의 민주노총처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 만능주의에 빠져 약자를 더욱 고통 속에 밀어 넣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민주노총은 대한민국을 향한 행패를 그만 부리고 해체해야 하며 이는 법을 준수하고, 건강한 사회연대 정신을 가진 노동조합의 탄생을 위해 민노총이 해야 할 마지막 일"이라고 꼬집었다.
사진=뉴스1
하태경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하 의원도 이날 "민주노총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위원장을 구속했다고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민주노총은 탈레반이냐"며 "민주노총이 전쟁해야 할 대상은 내부의 썩은 부패와 파벌주의 그리고 서민을 대상으로 협박, 횡포를 일삼는 민주노총 자체"라고 했다.

그는 "확산되는 코로나 극복 위해 모든 것을 인내하는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민주노총은 이제 국민 민폐"라며 "이제 그만 국민 괴롭히고 자숙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등)로 양 위원장을 구속했다. 영장이 발부되고 20일이 지날 동안 이를 집행하지 않다가 2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 기습적으로 양 위원장을 체포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