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아동 성착취물 감지 기능 도입 연기…이유는

"사생활 침해 악용" 비판...애플 "기능 개선 위해 추가 검토"
미국 뉴욕에 있는 애플 스토어. 연합뉴스
미국 뉴욕에 있는 애플 스토어. 연합뉴스
애플이 아이폰의 아동 성 착취 음란물 사진 감지 기능 도입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애플은 3일(현지시간) "이용자의 아이폰에 있는 아동 포르노를 스캔하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이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앞서 애플은 아이클라우드(iCloud)에 올리는 콘텐츠 중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한 음란물 사진을 포착해 비영리 민간단체 아동실종학대방지센터(NCMEC)에 통보하는 자동 탐지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기능은 감시 등 사생활 침해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디지털 인권 보호단체인 전자프런티어재단(EEF)은 "애플의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을 신뢰해온 사용자에게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철저하게 설계된 시스템이더라도 결국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백도어(뒷문)"라고 우려했다.애플이 해당 기능 도입을 연기한 이유는 이러한 비판을 수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날 "고객과 시민단체, 연구자 등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앞으로 몇 달간 의견을 듣고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추가로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아동 성 착취 음란물 사진 감지 기능에 대한 새로운 도입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