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배드민턴 김정준, 패럴림픽 첫 단식 은메달…김경훈 4위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 '세계랭킹 1위' 김정준(43·울산중구청)이 2001년생 일본 신성에게 아깝게 금메달을 내줬다.

김정준은 5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요요기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배드민턴(스포츠등급 WH2)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가지와라 다이키(20)에게 세트스코어 0-2(18-21 19-21)로 패했다. 이로써 김정준은 한국의 첫 패럴림픽 배드민턴 은메달을 획득했다.

배드민턴은 이번 도쿄 대회에서 처음으로 패럴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4강에서 김경훈(45·울산중구청)을 2-0으로 완파한 가지와라는 연달아 한국 선수들을 제압했다. 김정준은 1세트를 팽팽한 접전 끝에 18-21로 내줬다.

한때 9-14까지 밀린 김정준은 67회의 스트로크를 주고받는 끈질긴 랠리를 이겨내며 14-15로 따라붙었다.

이후 5점을 내리 따내며 16-15,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지와라가 게임 포인트를 먼저 잡았고, 김정준이 마지막 셔틀콕을 받아내지 못하며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는 더 치열했다.

5-5부터 10-10까지 타이가 이어졌다. 중반 이후 가지와라가 승기를 잡았다.

김정준의 날 선 셔틀콕을 받아내며 15-18, 3점 차로 앞서나갔다.

김정준은 18-18로 균형을 맞춘 뒤 승부를 이어갔으나, 역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채 가지와라에 패했다.

가지와라는 세계선수권 6회 우승을 경험한 세계 1위 김정준을 꺾고, 배드민턴 WH2 종목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날 현장에 있던 OBS 중계진은 "이 얼마나 센세이셔널한 승부인가"라며 이변에 놀라움을 전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정준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김정준은 "가지와라와 과거 3~4차례 경기에서 한 세트를 뺏긴 적은 있지만 경기에 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판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2세트 마지막에 중요한 시기에 오심이 2개 정도 나온 것 같아 안타깝다.

경기장 에어컨 바람이 너무 강해 생각대로 경기를 못 한 것도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경기에서 진 것은 인정한다"고 했다.

이어 "단식 경기는 잊어버리고 곧 있을 복식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같은 시각 펼쳐진 동메달 결정전에선 김경훈이 세계랭킹 2위 찬호유엔(홍콩)에게 0-2(22-24 10-21)로 패해 동메달을 놓쳤다.

김경훈은 경기 후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면서도 "어제 가지와라와의 4강전에서 힘을 너무 뺐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팔이 안 풀렸다.

1세트는 괜찮았는데, 2세트에 다시 팔이 뭉치면서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복식 결승에 진출한 김정준·이동섭 선수가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며 "10월에 도쿄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귀국하면 이번 대회는 잊어버리고 다시 준비해 도전하겠다.

2024년 파리 패럴림픽은 그 이후에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 15분에는 김정준-이동섭조가 중국의 마이젠펑-취쯔모를 상대로 복식 결승을 치러 대한민국 선수단의 마지막 금메달에 도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