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정말 무섭게 오른다"…무주택 서민·정부 시름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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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기대감' 이어지며 강남 아파트 '가격 천장' 높여
서울외곽·경인 집값 따라 올라…노원구 아파트값 올들어 18%↑
탈서울 수요 경인 집값 올려…'신규택지' 의왕·시흥·안산·화성 등도 급등"집값이 정말 무섭게 오른다고밖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계속 뛰네요.급해 보이는 집주인들도 주변 아파트값이 신고가 행진을 계속하는 걸 보고 가격을 낮추려 하지 않고, 또 이런 물건을 조급한 매수자가 받으면서 연일 신고가 거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동구 옥수동 D 공인 대표)
정부가 '공급 쇼크' 수준이라고 자평한 2·4 대책 발표 후 잠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세제, 규제, 공급, 금리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모두 사용해 집값 누르기에 나서면서 '거래절벽'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최근까지도 쉬지 않고 올라 무주택자와 정책 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규제 비웃듯 오름폭 키우는 서울 아파트값…8주 연속 0.1%대 상승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2월 첫째 주까지 0.06%에서 0.10%까지 매주 상승 폭을 키우다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추가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후 오름폭이 줄기 시작해 4월 첫째 주엔 0.05%까지 진정됐다.
그러나 재보선 기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등했고, 최근까지 매주 상승 폭을 키우며 0.2%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이는 2018년 2월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집값은 강남권 초고가 단지가 끌고, 중저가 아파트가 밀면서 오르는 모양새다.특히 지난달 말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층고 제한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정부가 금융권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금리 인상을 통해 '돈 줄 조이기'에 나섰지만,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최근 7주 연속(0.36%→0.36%→0.37%→0.39%→0.40%→0.40%→0.40%) 역대 최고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의 한강변·재건축 추진 아파트값이 3.3㎡당 1억원 수준을 넘어 계속 오르며 천장을 크게 높여 놓자 비강남권 아파트값이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착시현상이 있다"며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값이 서울 못지않게 오르면서 서울 집값이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수요가 꾸준해 금리 인상 등에도 매수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 천장 높이는 강남아파트…압구정 한양 210㎡ 1년새 18억원 뛰어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값은 최근까지도 쉬지 않고 오르며 고소득 직장인도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뛰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주택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2천389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2년 전(1천853만원)과 비교하면 536만원 오른 것인데, 국민주택 규모인 85㎡ 아파트로 따지면 2년 사이 15억7천만원에서 20억3천만원 수준으로 4억5천만원 넘게 뛴 것이다.강남구에 이어 서초구의 ㎡당 아파트값이 2천139만원, 송파구가 1천760만원으로 조사돼 강남 3구가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송파구는 2년 전(1천220만원)과 비교하면 85㎡ 아파트값이 10억3천만원에서 15억원 수준으로 올랐고, 서초구는 2년 사이 13억6천만원에서 18억2천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상승액 기준으로 보면 송파구가 1위, 강남·서초구가 나란히 2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해 준공 35년을 맞은 강남구 개포동 현대3차 전용면적 163.85㎡는 지난달 10일 39억원(4층)에 매매가 이뤄져 작년 11월 30억원(2층)에서 9개월 만에 9억원 올랐다.
현재 재건축을 위한 이주가 진행 중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6.25㎡는 지난달 45억5천만원(2층)에 거래되며 작년 9월 33억7천700만원(4층)에서 11개월 만에 11억7천만원 넘게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동 A 공인 대표는 "현대 등 압구정의 아파트 거래는 4월 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뚝 끊긴 상태지만, 머잖아 재건축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생각에 호가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려는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외곽·수도권 '가격 키 맞추기'…'GTX 효과' 가세
서울 외곽과 수도권 아파트값도 광역급행철도(GTX) 기대감과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등 호재를 안고 우상향하고 있다.
KB의 월간 아파트값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오른 지역은 노원구로, 8개월 동안 상승률이 18.00%에 달한다.
이어 도봉구(16.21%), 동작구(14.56%), 마포구(13.50%), 동대문구(12.56%), 구로구(12.46%), 강서구(12.27%), 중랑구(11.20%) 등의 순으로,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호재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이 20∼30대 등의 실수요를 끌어당기면서 중저가 단지의 가격도 '키 맞추기'를 하고 있다.
노원구는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비껴간 '풍선 효과'로, 도봉구는 창동역 일대 복합개발 계획에 따른 기대감으로 최근 집값 상승세가 특히 가파르다.노원구의 재건축 기대감이 큰 상계주공14단지 84.41㎡가 지난달 7일 9억8천만원(2층)에 신고가에 거래되며 작년 7월(5억7천만원·2층) 이후 약 1년 만에 4억원 넘게 올랐다.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는 경기·인천 등으로 옮겨가 집값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원의 주간 통계 기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광역시·도는 인천(16.16%)으로, 서울(4.07%) 상승률의 4배에 육박한다.
경기(15.03%)도 서울 상승률의 3.7배에 달한다.
경기에서는 의왕시(30.12%), 시흥시(28.86%), 안양 동안구(26.36%), 안산시(25.19%), 군포시(22.99%), 인천에서는 연수(24.14%)·서구(17.13%) 등 GTX 라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3차 신규 공공택지의 입지를 추가로 발표하면서 신도시급 공급이 확정된 의왕·군포·안산지구와 화성 진안지구 등 일대 아파트값이 더욱 치솟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의왕시 삼동 부곡이안아파트 84㎡는 지난달 23일 6억4천25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된 뒤 현재 집주인들이 물건을 들이고 가격을 8억∼9억원 안팎까지 부르고 있다.화성시 진안동 A 공인 대표는 "택지 주변 84㎡ 아파트가 지난달 3억7천7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된 뒤 호가가 4억5천만∼5억원으로 유지되다가 택지 계획 발표 직후 6억원까지 올랐다"며 "집값이 하루아침에 억 단위로 오르자 매수를 고민하던 젊은 부부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서울외곽·경인 집값 따라 올라…노원구 아파트값 올들어 18%↑
탈서울 수요 경인 집값 올려…'신규택지' 의왕·시흥·안산·화성 등도 급등"집값이 정말 무섭게 오른다고밖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계속 뛰네요.급해 보이는 집주인들도 주변 아파트값이 신고가 행진을 계속하는 걸 보고 가격을 낮추려 하지 않고, 또 이런 물건을 조급한 매수자가 받으면서 연일 신고가 거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동구 옥수동 D 공인 대표)
정부가 '공급 쇼크' 수준이라고 자평한 2·4 대책 발표 후 잠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세제, 규제, 공급, 금리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모두 사용해 집값 누르기에 나서면서 '거래절벽'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최근까지도 쉬지 않고 올라 무주택자와 정책 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규제 비웃듯 오름폭 키우는 서울 아파트값…8주 연속 0.1%대 상승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2월 첫째 주까지 0.06%에서 0.10%까지 매주 상승 폭을 키우다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추가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후 오름폭이 줄기 시작해 4월 첫째 주엔 0.05%까지 진정됐다.
그러나 재보선 기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등했고, 최근까지 매주 상승 폭을 키우며 0.2%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이는 2018년 2월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집값은 강남권 초고가 단지가 끌고, 중저가 아파트가 밀면서 오르는 모양새다.특히 지난달 말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층고 제한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정부가 금융권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금리 인상을 통해 '돈 줄 조이기'에 나섰지만,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최근 7주 연속(0.36%→0.36%→0.37%→0.39%→0.40%→0.40%→0.40%) 역대 최고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의 한강변·재건축 추진 아파트값이 3.3㎡당 1억원 수준을 넘어 계속 오르며 천장을 크게 높여 놓자 비강남권 아파트값이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착시현상이 있다"며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값이 서울 못지않게 오르면서 서울 집값이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수요가 꾸준해 금리 인상 등에도 매수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 천장 높이는 강남아파트…압구정 한양 210㎡ 1년새 18억원 뛰어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값은 최근까지도 쉬지 않고 오르며 고소득 직장인도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뛰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주택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2천389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2년 전(1천853만원)과 비교하면 536만원 오른 것인데, 국민주택 규모인 85㎡ 아파트로 따지면 2년 사이 15억7천만원에서 20억3천만원 수준으로 4억5천만원 넘게 뛴 것이다.강남구에 이어 서초구의 ㎡당 아파트값이 2천139만원, 송파구가 1천760만원으로 조사돼 강남 3구가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송파구는 2년 전(1천220만원)과 비교하면 85㎡ 아파트값이 10억3천만원에서 15억원 수준으로 올랐고, 서초구는 2년 사이 13억6천만원에서 18억2천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상승액 기준으로 보면 송파구가 1위, 강남·서초구가 나란히 2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해 준공 35년을 맞은 강남구 개포동 현대3차 전용면적 163.85㎡는 지난달 10일 39억원(4층)에 매매가 이뤄져 작년 11월 30억원(2층)에서 9개월 만에 9억원 올랐다.
현재 재건축을 위한 이주가 진행 중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6.25㎡는 지난달 45억5천만원(2층)에 거래되며 작년 9월 33억7천700만원(4층)에서 11개월 만에 11억7천만원 넘게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동 A 공인 대표는 "현대 등 압구정의 아파트 거래는 4월 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뚝 끊긴 상태지만, 머잖아 재건축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생각에 호가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려는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외곽·수도권 '가격 키 맞추기'…'GTX 효과' 가세
서울 외곽과 수도권 아파트값도 광역급행철도(GTX) 기대감과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등 호재를 안고 우상향하고 있다.
KB의 월간 아파트값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오른 지역은 노원구로, 8개월 동안 상승률이 18.00%에 달한다.
이어 도봉구(16.21%), 동작구(14.56%), 마포구(13.50%), 동대문구(12.56%), 구로구(12.46%), 강서구(12.27%), 중랑구(11.20%) 등의 순으로,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호재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이 20∼30대 등의 실수요를 끌어당기면서 중저가 단지의 가격도 '키 맞추기'를 하고 있다.
노원구는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비껴간 '풍선 효과'로, 도봉구는 창동역 일대 복합개발 계획에 따른 기대감으로 최근 집값 상승세가 특히 가파르다.노원구의 재건축 기대감이 큰 상계주공14단지 84.41㎡가 지난달 7일 9억8천만원(2층)에 신고가에 거래되며 작년 7월(5억7천만원·2층) 이후 약 1년 만에 4억원 넘게 올랐다.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는 경기·인천 등으로 옮겨가 집값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원의 주간 통계 기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광역시·도는 인천(16.16%)으로, 서울(4.07%) 상승률의 4배에 육박한다.
경기(15.03%)도 서울 상승률의 3.7배에 달한다.
경기에서는 의왕시(30.12%), 시흥시(28.86%), 안양 동안구(26.36%), 안산시(25.19%), 군포시(22.99%), 인천에서는 연수(24.14%)·서구(17.13%) 등 GTX 라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3차 신규 공공택지의 입지를 추가로 발표하면서 신도시급 공급이 확정된 의왕·군포·안산지구와 화성 진안지구 등 일대 아파트값이 더욱 치솟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의왕시 삼동 부곡이안아파트 84㎡는 지난달 23일 6억4천25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된 뒤 현재 집주인들이 물건을 들이고 가격을 8억∼9억원 안팎까지 부르고 있다.화성시 진안동 A 공인 대표는 "택지 주변 84㎡ 아파트가 지난달 3억7천7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된 뒤 호가가 4억5천만∼5억원으로 유지되다가 택지 계획 발표 직후 6억원까지 올랐다"며 "집값이 하루아침에 억 단위로 오르자 매수를 고민하던 젊은 부부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