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만들러 이제 편의점으로 갑니다"…하나은행의 '파격'

CU 편의점의 운영사 BGF리테일과 하나은행이 함께 열 '금융 특화 편의점'의 모습. BGF리테일 제공
하나은행이 국내 편의점 업계 1위 CU와 손잡고 '금융 특화 편의점'을 선보인다. 하나은행과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업무협약을 맺고 미래형 혁신 점포와 디지털 신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양사는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께 서울 송파구에 'CU×하나은행' 특화 편의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 편의점 안에는 금융 서비스를 위한 전용 공간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이 별도로 마련된다. 이곳에서 지능형 자동화기기 스마트텔러머신(STM)을 통해 간단한 입출금·송금은 물론 통장·체크카드·보안카드 발급 업무와 은행원 화상 상담까지 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점포의 인근 500M 안에는 일반 은행과 자동화기기(ATM)가 없었다"며 "금융 업무가 필요한 손님들의 편의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간판 전면에 제휴 은행의 이름을 내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존의 단순한 '숍인숍' 개념을 넘어 공간과 콘텐츠, 서비스가 완전히 결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송파구 점포를 시작으로 연내 2곳의 금융 특화 편의점을 열 계획이다. 양사는 앞으로 금융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CU 편의점 안에 하나은행 영업점을 입점시키거나, 반대로 하나은행 영업점 안에 CU를 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서로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에도 나선다. 하나은행 적금에 가입한 손님이 CU를 많이 방문하면 우대금리나 CU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주는 식이다. 매달 구독료를 내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CU의 구독 서비스와 하나은행의 금융 상품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신한×GS25'도 임박...연합전선 활발

은행들은 최근 편의점·유통업계와의 연합전선 구축에 한창이다. 몸집 줄이기에 한창인 은행들이 대면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려면 편의점만큼 알맞는 파트너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종산업과의 제휴는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운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맞서기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앞서 신한은행도 지난 5월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은행 지점이 적은 격오지와 도서지역을 우선으로 금융 특화 편의점을 만들기로 했다. 이르면 연내 강원도에 시범 점포를 낸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에 앞서 GS25와 GS프레시몰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주는 6개월짜리 콜라보 적금도 내놨다. 카카오뱅크가 이마트, 마켓컬리 등과 협업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26주 적금'과 같은 구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은 금융 사각지대 줄이기에 최적의 입지"라며 "고객 데이터 공유를 통해 MZ세대를 위한 금융 상품 개발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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