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멸종 막아라"…팔 걷은 S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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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생산 급감하자커피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계속되면 ‘모닝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 커피나무인 아라비카를 포함한 커피나무 품종의 60%가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습니다. 커피는 대부분 가난한 국가에서 생산합니다. 산지 보호는커녕 미래를 위한 투자도 이뤄지기 힘든 열악한 환경입니다. 커피를 구하기 위해 커피업체들이 나섰습니다. 조금 비싸더라도 커피에 제값을 쳐주는 ‘다이렉트 트레이드’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내 커피업체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소개합니다.
산지 보호 위해 생두 직거래
올해 초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는 가뭄에 이어 서리까지 덮쳤다. 100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가 이어져 커피 생산량은 작년보다 22% 급감했다. 이 여파로 최근 글로벌 커피 선물 가격은 10% 가까이 급등,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지구 온난화에 따른 커피 전염병 유행,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 등 커피 산지에 대한 위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SPC그룹은 커피 산지를 보호하기 위해 일찌감치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시작했다. 배경엔 품질을 최우선에 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이 있다. 원두를 직거래하면 가격은 비싸지만 커피 농부, 생산자 등과 생산 방식 및 가공법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품질 관리가 쉽다.
국내 톱3 커피 수입사(인스턴트 커피 제조사 제외)인 SPC그룹은 연간 수입하는 커피 생두의 96% 이상을 다이렉트 트레이드 방식으로 산다. 자체 연구원들이 커피를 선별해 스페셜티커피협회(SCA) 기준 8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은 원두만 골라 수입한다.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하면 농장과 협업을 통해 커피 가공법도 개발할 수 있다. SPC그룹은 지난해 콜롬비아 카우카 지역에 있는 커피 농장인 엘파라이소(사진)와 협업해 ‘무산소 발효커피’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발효커피는 기존 커피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향미를 낼 수 있어 최근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올랐다. 가공이 어려워 생산량은 많지 않다. SPC그룹은 직접 개발한 자체 미생물 자원을 활용해 발효커피를 대량 생산한다. SPC그룹의 발효커피는 서울 한남동 패션5테라스, 커피앳웍스, 파리바게뜨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