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내니 흡연권 보장하라" vs "극혐 이미지는 스스로 만든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예전에는 흡연자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까지 범죄자 취급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정부에서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리기 위한 분위기 조성을 하면서부터 인식이 급격하게 변하더군요. 흡연자들을 억누르더라도 충분한 흡연 구역을 조성해 줘야 공평하죠. 세금만 몇 배로 뜯어가고 온통 금연구역 지정만 해대면 이치에 안 맞는 일 아닙니까?"

한 흡연자의 항변과 이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5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게시자 A 씨는 '흡연자로서 욕먹더라도 한마디 하겠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저도 길거리에서 피우다가 사람이 지나거나 특히 아이들 멀리서 오면 안절부절 피한다"라면서 "흡연자들도 자신이 피우지 않을 때 남이 피우는 연기 마시긴 싫다. 그 기분 다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분위기가 너무 극과 극으로만 벌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라면서 "정당한 세금을 내면서 범죄자 취급받는 기분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글에 한 비흡연자는 "아직 흡연하면서 남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이 참 많다. 대놓고 아파트 공동현관 앞에서 피우질 않나, 애들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피우는 인간도 있다"라면서 "흡연자들도 흡연 부스가 멀쩡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스 안에서 안 피우고 밖에서 피우더라. 결국 이기적이다.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는 피우지도 못하며 남에게 피해를 주는 심보는 무엇일까"라고 지적했다.아울러 "타인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 흡연자도 있지만, 여기저기 곳곳에 담배꽁초가 다 사라질 때까지 인식은 바뀌기 힘들 듯하다", "흡연자의 전반적인 수준이 낮다. 아파트 의자마다 담배꽁초, 빈 담뱃갑, 침 뱉은 흔적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 보면 색안경을 끼게 되고, 정상인으로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에선 전부 자기는 꽁초 안 버린다, 길에 꽁초 안 버리고 가래침도 안 뱉는다고 하는데 현실은 걸어가면서 연기 뿜고, 맨홀이고 길바닥이고 구석진 곳이고 전부 꽁초투성이에 가래침 투성이. 흡연 부스 해놓아도 담배 냄새 배는 것 싫다며 그 안에서 안 피움. 꽁초를 가져간다고? 살면서 그런 사람 한 명도 본 적 없다"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매일 담배 한 갑을 피우는 사람은 한 갑당 3천318원, 1년이면 121만 원을 세금으로 내는 셈이지만 흡연율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했을 당시 흡연율이 떨어졌다가 다음 해 반등했다. 담뱃값을 인상하면 흡연자들의 금연 효과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하고 있는 이유다.지난 2019년 사망 원인 통계에서도 폐암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36.2명으로 가장 높다. 이어 대장암(17.5명), 위암(14.9명). 췌장암(12.5명) 순이다. 폐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23.5%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치료가 힘들고 생존율이 낮은 암이 폐암이다.

흡연의 해악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흡연율을 20%를 웃돈다. 전체 흡연율은 담배 가격 인상 전인 2014년 23.3%에서 2015년 21.6%로 1.7%p 낮아졌다. 그러나 2016년 다시 22.6%로 1%p 높아졌다.

간접흡연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도 줄지 않고 있다. 폐암 진단을 받은 10명 가운데 8명은 직·간접 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환자 2명가량은 담배를 피우거나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 없으며 특히 이런 ‘비흡연 폐암’은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