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향한 엇갈린 시선…열광하는 2030과 불편한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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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내부의 가혹행위와 부조리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군 입대를 앞두고 있거나 군을 전역한지 오래 지나지 않은 20~30대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군은 “병영 환경은 많이 바뀌었다”며 선을 그었지만 당혹스런 모습을 감추지는 못하고 있다. ‘부실 급식’ 사태로 수면 위로 올라왔던 징집병 인권 문제가 D.P. 열풍을 계기로 재점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세지는 ‘D.P. 열풍’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6일 SNS에 “저는 산재로 군에 가지 못했지만 수십 년 전 공장에서 매일같이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다”며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던, 정신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묵인되어왔던 적폐 중에 적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픽션이지만 군 내 가혹행위가 아직도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당백의 강군을 만들기 위해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을 검토한다고 공약했다”고 말했다.
군의 설명과 달리 군대 내 부조리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D.P.가 개봉한지 닷새만인 지난 2일 공군 교육사령부에서 지난 3월과 8월 전역한 병사 두 명이 후임병 등에게 수개월에 걸쳐 유사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이 드러났다. 국방부가 지난 5월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된 지난해 전 군에서 집계된 폭행 및 가혹행위 입건 건수는 1010건으로 전년대비 114건이 오히려 늘었다. 2016년 820건과 비교해도 23% 늘어난 수치다. 군인권센터의 ‘2020년 군인권센터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타와 언어폭력 관련 상담 건수는 각각 4.25%와 5.36% 늘었다.
송영찬/오현우 기자 0full@hankyung.com
"군대 문제를 제대로 다룬 첫 드라마"
D.P.는 지난달 27일 공개된 직후 국내 넷플릭스 콘텐츠 1위에 올랐다. 후임병을 폭행해 숨지게 한 육군 28사단의 ‘윤일병 폭행 사망 사건’, 집단 따돌림을 받던 병장이 총기를 난사해 5명이 사망한 22사단의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 등이 벌어진 2014년을 배경으로 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D.P에 꾸준히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군대 내 부조리를 직시하면서도 빼어난 연출로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데에 호평했다. 작품 흥행에는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충족시키는 동시에 군생활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꿨다는 점이 유효했다. 특히 불편한 진실을 모두 가리고 군 내 부조리를 ‘없는 것’처럼 여긴 ‘진짜사나이’와 ‘강철부대’ 등 국내 예능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뒀다. ‘태양의 후예’와 ‘사랑의 불시착’ 등 드라마들은 군을 다뤘지만 군 내부의 문제가 아닌 남녀의 로맨스만 다루기 급급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군대 문제를 제대로 다룬 드라마는 DP가 처음”이라며 “이전까지는 여성 시청자들을 겨냥해 군 문제가 단편적으로 다뤄졌는데 넷플릭스가 확산돼 남성 시청자들도 늘어나자 실험적인 작품이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거세지는 ‘D.P. 열풍’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6일 SNS에 “저는 산재로 군에 가지 못했지만 수십 년 전 공장에서 매일같이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다”며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던, 정신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묵인되어왔던 적폐 중에 적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픽션이지만 군 내 가혹행위가 아직도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당백의 강군을 만들기 위해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을 검토한다고 공약했다”고 말했다.
軍 "지속적인 병영 혁신 노력"
군과 장병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시청자들과 군 수뇌부의 인식 차이는 아직 크다. 특히 한 언론 보도에 소개된 “(작품 배경인) 2014년도에 일선 부대에서 있었던 부조리라고 볼 수 없다”는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이 온라인상에서 큰 논란이 됐다. 원작자인 김보통 작가가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에 “이제는 좋아졌다는 망각의 유령과 싸우기 위해 만들었다”며 이 발언을 정조준하기도 했다.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발언이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국방부 및 각 군에서는 폭행, 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병영혁신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일과 이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 환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답했다.군의 설명과 달리 군대 내 부조리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D.P.가 개봉한지 닷새만인 지난 2일 공군 교육사령부에서 지난 3월과 8월 전역한 병사 두 명이 후임병 등에게 수개월에 걸쳐 유사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이 드러났다. 국방부가 지난 5월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된 지난해 전 군에서 집계된 폭행 및 가혹행위 입건 건수는 1010건으로 전년대비 114건이 오히려 늘었다. 2016년 820건과 비교해도 23% 늘어난 수치다. 군인권센터의 ‘2020년 군인권센터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타와 언어폭력 관련 상담 건수는 각각 4.25%와 5.36% 늘었다.
송영찬/오현우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