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잃고 시총도 증발"…개미들 손절 부른 남양유업과 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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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매각 불발로 40만원대로 밀려한때 업계 대장주였던 남양유업과 엔씨소프트가 최근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제때 살피지 못해 여론을 악화시킨 것이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 블소2 흥행 실패에 일주일새 시총 5조 빠져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500원(0.92%) 내린 48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2주 최고가인 81만3000원과 비교하면 낙폭이 40% 수준이다. 남양유업 주가는 지난 1일부터 연일 하락하며 4거래일동안 10%가 넘게 빠졌다.주가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돌연 매각을 철회하면서 급락세를 탔다. 홍 회장은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에 주식매매계약(SPA) 해제를 통보했다고 이달 1일 밝혔다. 지난 5월 말 홍 회장 등 오너일가가 회사 지분 53%와 경영권 일체를 3107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 만이다.
경영권 지분이 다시 오랜 기간 경영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돼온 홍원식 회장 일가로 향하자 주가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 회장이 지난 5월 '불가리스 사태' 등에 책임을 진다며 사퇴와 매각 의사를 밝힌 이후 남양유업 주가는 기존 30만원대에서 70만원대로 2배 넘게 치솟기도 했다. 본래 회사 주인이 사모펀드보다도 신뢰를 못 받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그동안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을 비롯해 외조카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불가리스 사태 등 숱한 논란을 거치면서 시가총액이 쪼그라들었다. 시총은 대리점 갑질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2년 말(7209억원)에서 45%나 감소했다. 이달 3일 종가 기준 남양유업의 시총은 3935억원이다. 게임업계 대장주였던 엔씨소프트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달 26일 내놓은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이 초반 흥행에 실패하면서 주가가 연일 급락했다.
같은 시간 엔씨소프트는 6일 전 거래일보다 1만원(1.6%) 오른 63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지난 3일에는 62만2000원에 마감하면서 시총은 13조6554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일주일새 26% 빠졌고 시총은 5조 가까이 증발했다. 지난달 10일 같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새로운 게임 대장주로 등극한 크래프톤의 시총은 24조9163억원으로 엔씨소프트와의 격차가 11조2609억원까지 벌어졌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리니지의 과금체계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랜 시간 곪았던 게 터진 것"이라며 "블소2가 국내에서 초반 기대치에 미달한 것은 뽑기시스템에 기반한 과도한 과금체계를 두고 이용자들의 불만과 피로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증권가에선 종목 선별 시 경영자 리스크 등 해당 종목의 주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요소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정되지 않은 뉴스나 단발성 소식에 우발적으로 큰 금액을 투자하면 이후 엔씨소프트와 남양유업처럼 역풍을 맡게 될 확률이 높다"며 "해당 회사의 행보를 실적과 연결해가며 큰 그림을 파악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