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매' 배터리株…신규투자·수주 주목해야

하반기 배터리株 투자 전략

원가절감 능력·신기술 본격 경쟁
삼성SDI·에코프로비엠 '톱픽'

SKIET·포스코케미칼 증설 빨라
동박업체 SKC 저평가 매력
국내 2차전지주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배터리 화재로 인한 비용 증가 우려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 성장이라는 큰 그림 아래 종목별로 호재와 악재를 구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갈팡질팡 2차전지 주가

6일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해질(LiPF6)을 생산하는 후성은 23.79% 오른 1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다. 시가총액은 1조6623억원이다. 이날 대주전자재료(8.05%), LG화학(3.45%), 동화기업(2.65%), 일진머티리얼즈(1.62%), 천보(1.20%), 삼성SDI(0.92%) 등이 2차전지주 가운데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2차전지주 중 나노신소재(13.81%), 에코프로비엠(5.95%), 솔루스첨단소재(4.17%), SKC(4.15%) 등 2차전지 소재주 일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2차전지 관련주 전반에 걸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따른 순환매가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2차전지주 전체를 둘러싼 투자심리는 여전히 우호적이지만 종목별 차별화는 더 커질 수 있는 장세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 호재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발표 또는 수주 확대 공시와 함께 2차전지 개별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체들의 신규 투자 발표와 함께 실적 추정치가 속속 오를 전망”이라며 “앞으론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상향 속도, (원자재값 상승에 대응하는) 원가절감 능력, 신기술 경쟁 등이 투자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대주전자재료를 톱픽으로 제시했다.

밸류에이션 비교해보면

문제는 업종 내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지면 종목 선택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이럴 땐 증설 계획과 현재 밸류에이션을 보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방법이 있다.

분리막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올해 13억6000만㎡인 분리막 생산능력(원단 기준)을 2025년 40억㎡까지 늘린다. 다만 내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2배로 중국 분리막 업체 창신신소재(60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각각 4만t, 6만5000t인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능력을 2025년 각각 27만8000만t, 17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 증설폭이 큰 편이다 보니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다. 내년 실적 전망치 기준 PER이 70배다. 국내 2차전지 종목 가운데 성장성을 가장 높이 평가받는 셈이다.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도 올해 6만t인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5년 32만4000t으로 확대한다. 시장에서는 추가 수주에 따른 생산능력 상향 조정 기대도 있다.동박 업체인 SKC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매력이 크다는 평가다. 내년 실적 기준 PER이 23배로 경쟁사인 일진머티리얼즈(31배)보다 낮은 편이다. 주 연구원은 “다른 업종과 달리 2차전지 업종은 구조적 성장세다 보니 증설 계획만 확정되면 중기 실적 전망치가 오르면서 주가도 즉각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수급 변동성 주의해야

대형 기업공개(IPO)에 따른 수급 변화는 투자자들이 기억하고 대응해야 할 이벤트다. 시가총액 100조원까지 거론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르면 연내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LG화학의 시가총액은 50조원대다. 만일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이 LG화학보다 두 배가량 많다면 기존 2차전지 추종 자금들은 LG에너지솔루션 비중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 일시적으로라도 2차전지주 전반에 걸친 수급 충격이 예상되는 이유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상장 직후 LG화학은 수급상 충격이 클 수밖에 없고 다른 2차전지 소재주도 비중 축소에 따른 주가 하락을 겪을 수 있다”며 “다만 급락 시 매수 기회로 삼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유럽 전기차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 7월 유럽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량이 전월(13만9000대) 대비 44.6% 줄어든 7만7000대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전기차 생산 차질인지, 휴가 시즌 돌입에 따른 생산 감소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