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전투복이 왜 거기에?…아프간 저항군의 '인증샷' 화제

육군 병장 계급장과 예비군 표식 있어

탈레반 저항군이 찍은 사진. 육군 구형 전투복의 계급장과 예비군 표식을 있다/사진=트위터 계정 'NATIONAL RESISTANCE FRONT' 캡처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저항군의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육군의 구형 전투복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탈레반 저항군의 계정으로 추측되는 '민족저항전선(NRF)' SNS에는 군복 위에 올려진 한 신분증 사진이 게재됐다. NRF는 해당 사진과 함께 "파키스탄 특수부대가 탈레반을 돕고 있다"며 "오늘 밤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집단 연합이 판지시르를 공격했다"는 글을 올렸다.

NRF는 해당 근거로 탈레반과 전투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파키스탄 펀자브주 발행 세금 등록 신분증을 공개했다.

이때 공개된 사진 속 신분증 배경으로 한국 육군의 구형 전투복이 포착됐다. 전투복에는 육군 병장 계급장을 비롯해 예비군 표식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군복은 NRF가 탈레반과의 전투 승리를 통해 얻은 전리품으로 추정된다.

해당 전투복은 한국군이 지난 1990년부터 2014년까지 사용했던 구형 전투복으로 전해졌다.

한국군의 전투복이 아프간에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6일 외신 사진에서도 한국군 구형 전투복을 입은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외신이 보도한 사진에는 탈레반 대원의 오른쪽 가슴에는 한국어로 된 명찰과 계급장 등이 담겨있었다. 일부 사진에서는 육군 부대의 마크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프랑스 매체 '르 피가로'에 실린 탈레반 관련 보도에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 한국군 구형 전투복을 착용하고 있으며 이름과 계급장을 볼 수 있다/사진=르피가로 캡처

이러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자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외신 기사를 공유하며 '한국군 구형 개구리 전투복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라왔다. 글쓴이는 "무슬림 나이지리아인·파키스탄인으로 구성된 보따리상이 한국의 구제 의류 도매상에 방문해 대량 매수해 확보한 구형 국군 전투복을 아프간 탈레반에 납품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에서 군복의 판매 및 착용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하지만 신형 전투복 도입에 따라 구형 전투복은 현재 '군복단속법'에 따른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한국군은 이미 지난 2011년부터 '디지털 전투복'을 도입해 보급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여간 혼용 기간을 마치고 2014년 8월부터는 신형 전투복만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