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재확산 후 타격 받은 '델타 항공'…"여행 수요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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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티언 CEO "출장 수요 60% 회복 어렵다"
기업들 "감염 우려 높아..여행 미루거나 중단"
출장은 호텔·항공업계엔 수익성 최고 '효자'

미 델타항공의 에드 배스티언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항공 여행 수요가 꾸준히 회복하다 갑자기 멈춘 상태”라며 “(그 원인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로 델타 변이 확산이 문제라는 얘기다.영국발 알파 변이 등으로 올 초 하루 평균 30만 명에 육박했던 미국 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초여름에 1만 명대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다시 10만~20만 명에 달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미 기업들의 출장 수요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 대비 40% 수준까지 돌아왔는데, 9월까지는 60%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배스티언 CEO는 “9월까지 60% 회복할 것이란 시나리오는 아마도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정정했다.

미 인구조사국이 지난달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응답자의 33%만이 “6개월 내 출장 경비를 쓸 것 같다”고 답했다. 1개월 전엔 같은 답변을 한 경영자가 37%로 더 높았다.기업들은 출장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컴퓨터 제조사인 델은 상급자 및 부사장 승인을 동시에 받아야 미국 내 출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시트릭스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출장에 앞서 화상회의 등 다른 방식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
회계컨설팅 업체인 KPMG의 폴 노프 CEO는 “화상 회의 방식을 이용해 하루에 3개 대륙을 넘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 우려가 있는데다 시간·비용이 많이 드는 출장을 굳이 다닐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호텔·항공업계를 울상 짓게 만드는 업계의 인식 변화다. KPMG만 해도 미국 내 직원 수가 3만3000여 명에 달한다.
실제 미국 내 항공 수요는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교통안정청(TSA)에 따르면 화요일인 지난달 31일 기준 미국 내 공항을 이용한 여행자 수가 135만 명에 그쳤다. 올해 5월 이후의 최저 기록이다. 다만 노동절 연휴를 앞둔 이달 3일엔 210만 명으로 늘어났다.
배스티언 CEO는 “(코로나 시대 이후엔) 출장 양상이 좀 달라질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면서도 “기업 출장이 사라질 것이라고 추정할 근거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