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전세가 위에 나는 매매가…전국 아파트 3.3㎡당 2천만원

KB조사에서 서울은 4천500만원…부동산114 조사에선 4천만원
매매가격 상승에 전세가율 2013년 이래 최저
매매가와 분양가 차이도 역대 최대로 벌어져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무섭게 상승하면서 전세가·분양가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7일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값 3.3㎡당 평균 시세가 두 기관 조사에서 모두 처음으로 2천만원을 넘어섰다.

서울의 경우 KB조사에서 4천569만원, 부동산114조사에서 4천2만원으로 각각 4천500만원, 4천만원을 돌파했다.

KB조사에서 지난달 서초구는 3.3㎡당 7천73만원으로 강남구(7천897만원)에 이어 7천만원을 넘겼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청구 전용면적 84.86㎡는 지난달 6일 23억9천만원(8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지난 5월 14일 같은 면적이 20억8천만원(18층)에 팔린 것보다 3억1천만원 올랐다.

석 달 동안 매달 1억원 이상 뛴 셈이다.

성동구는 5천36만원을 기록해 송파구(5천817만원), 용산구(5천487만원)에 이어 5천만원이 넘는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또 지난달 은평구(3천85만원)와 강북구(3천2만원)의는 3천만원을 돌파했다.

현재 서울 25개 구 가운데 3.3㎡당 아파트값이 3천만원을 밑도는 지역은 중랑구(2천977만원)와 금천구(2천764만원) 뿐이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셋값도 급등했지만, 매매가 상승률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KB 통계로 지난달 기준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전국 66.9%, 서울 55.3%로 올해 들어 최저치이자, 연도별로는 나란히 2013년 이래 가장 낮다.

매매 가격이 전셋값보다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하는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 종로구(63.0%), 성북구(62.3%), 중구(61.7%), 관악구(61.4%), 은평구(61.3%), 중랑구(60.7%), 금천구(60.2%) 등 아파트값 중저가 지역은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매매가 추가 상승 여력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시황에서 전세가율이 약 70%를 넘으면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매수 전환이 용이해진다"며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저가 지역은 대출이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갭투자가 용이해지기 때문에 매매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아파트의 3.3㎡당 매매가와 분양가의 차이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올해 1∼8월에 공급된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천290만원으로, 평균 매매가(2천50만원)와의 차이가 760만원에 이르렀다.

이는 연도별로 매매가와 분양가의 차이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427만원)보다도 더 벌어진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기조에 따라 작년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통제 지역이 늘어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까지 부활하면서 분양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영향"이라며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 가격이 청약 시장의 열기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