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의 현실감으로 만든 서스펜스…범죄 액션 영화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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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김곡 감독 연출…"범죄에 맞서는 영화이길"
보이스피싱은 멀리 있지 않은 범죄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3만9천여건, 액수는 7천억원에 달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국민재난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정부는 다시 한번 보이스피싱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받아봤을 보이스피싱 전화를 소재로 한 액션 영화 '보이스'는 극강의 현실감을 기반으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적지만 그 실체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범죄의 실상을 디테일하게 풀어내 경각심을 일깨우면서도, 리얼한 액션과 스릴러로 영화적 재미를 더했다.
부산 건설 현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하는 전직 형사 서준(변요한)은 승진 통보를 받고 기분 좋게 아내 미연(원진아)과 통화한다.
바쁜 와중에 남편의 전화를 끊자마자 미연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서준의 친구이자 변호사라는 김현수는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서준의 책임이 있다며 구속을 막으려면 합의금부터 입금하라고 요구한다.
놀란 미연은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연결이 되지 않고, 전화가 연결된 현장 직원은 사고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하며 급하게 전화를 끊는다.
다시 전화를 걸어온 김현수가 알려준 계좌 번호로 아파트 중도금 7천만원을 입금하고 나서야 별일 없는 서준의 전화를 받고 사기를 당했음을 알아챈다. 은행으로 달려갔지만 돈은 이미 인출된 상황. 경찰은 "어떻게 전화 한 통에 그 큰돈을 보내냐"며 피해자 탓하고, 비웃는 김현수의 전화를 받은 미연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피해자는 서준 부부만이 아니다.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에 따라 건설 현장 직원들의 개인 정보가 넘어가고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시점에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 같은 방법으로 직원들이 털린 돈은 30억원.
서준은 가족과 동료의 돈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블랙해커 깡칠(이주영)의 도움으로 중국에 있는 본거지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 서준은 악랄한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 프로(김무열)를 마주한다. 현재진행형이자 고도로 지능화되어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영화 한 편에 담을 수 없을 만큼 그 수법과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지만, 영화는 경찰, 금융감독원, 화이트해커 등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방대하고 철저한 자료 조사와 연구에 상상력을 가미해 그 실체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개인 정보를 확보하고 피해자를 속여 넘기기 위한 대본을 만들고, 대규모 콜센터에서 여러 명이 팀을 이뤄 작전을 벌이고, 인출책과 환전소 운영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한 보이스피싱의 스케일에 새삼 놀라게 된다.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의심을 가진다 해도 피해자가 거는 전화를 모두 가로채 콜센터로 다시 연결하고 상황극을 통해 속여넘기는 수법에는 당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영화 속 미연을 탓하는 경찰처럼 어떻게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에 속아 넘어갈 수 있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바로 그 생각을 고쳐먹게 된다.
합격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는 취업 준비생, 가족의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사람들, 아파트 입주에 들떠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는 곽 프로는 "보이스피싱은 상대방의 무식과 무지가 아니라 희망과 두려움을 파고드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경찰이 브리핑을 마무리하며 "돈 얘기 꺼내는 수상한 전화는 바로 끊으라"고 당부하고 "피해자들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덧붙이는 대사는 다분히 교훈적이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는 건 시국 덕이다.
김선, 김곡 형제 감독이 '무서운 이야기 3'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김곡 감독은 "피해자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라 범죄에 맞서는 영화이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9월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보이스피싱은 멀리 있지 않은 범죄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3만9천여건, 액수는 7천억원에 달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국민재난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정부는 다시 한번 보이스피싱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받아봤을 보이스피싱 전화를 소재로 한 액션 영화 '보이스'는 극강의 현실감을 기반으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적지만 그 실체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범죄의 실상을 디테일하게 풀어내 경각심을 일깨우면서도, 리얼한 액션과 스릴러로 영화적 재미를 더했다.
부산 건설 현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하는 전직 형사 서준(변요한)은 승진 통보를 받고 기분 좋게 아내 미연(원진아)과 통화한다.
바쁜 와중에 남편의 전화를 끊자마자 미연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서준의 친구이자 변호사라는 김현수는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서준의 책임이 있다며 구속을 막으려면 합의금부터 입금하라고 요구한다.
놀란 미연은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연결이 되지 않고, 전화가 연결된 현장 직원은 사고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하며 급하게 전화를 끊는다.
다시 전화를 걸어온 김현수가 알려준 계좌 번호로 아파트 중도금 7천만원을 입금하고 나서야 별일 없는 서준의 전화를 받고 사기를 당했음을 알아챈다. 은행으로 달려갔지만 돈은 이미 인출된 상황. 경찰은 "어떻게 전화 한 통에 그 큰돈을 보내냐"며 피해자 탓하고, 비웃는 김현수의 전화를 받은 미연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피해자는 서준 부부만이 아니다.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에 따라 건설 현장 직원들의 개인 정보가 넘어가고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시점에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 같은 방법으로 직원들이 털린 돈은 30억원.
서준은 가족과 동료의 돈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블랙해커 깡칠(이주영)의 도움으로 중국에 있는 본거지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 서준은 악랄한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 프로(김무열)를 마주한다. 현재진행형이자 고도로 지능화되어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영화 한 편에 담을 수 없을 만큼 그 수법과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지만, 영화는 경찰, 금융감독원, 화이트해커 등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방대하고 철저한 자료 조사와 연구에 상상력을 가미해 그 실체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개인 정보를 확보하고 피해자를 속여 넘기기 위한 대본을 만들고, 대규모 콜센터에서 여러 명이 팀을 이뤄 작전을 벌이고, 인출책과 환전소 운영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한 보이스피싱의 스케일에 새삼 놀라게 된다.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의심을 가진다 해도 피해자가 거는 전화를 모두 가로채 콜센터로 다시 연결하고 상황극을 통해 속여넘기는 수법에는 당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영화 속 미연을 탓하는 경찰처럼 어떻게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에 속아 넘어갈 수 있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바로 그 생각을 고쳐먹게 된다.
합격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는 취업 준비생, 가족의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사람들, 아파트 입주에 들떠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는 곽 프로는 "보이스피싱은 상대방의 무식과 무지가 아니라 희망과 두려움을 파고드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경찰이 브리핑을 마무리하며 "돈 얘기 꺼내는 수상한 전화는 바로 끊으라"고 당부하고 "피해자들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덧붙이는 대사는 다분히 교훈적이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는 건 시국 덕이다.
김선, 김곡 형제 감독이 '무서운 이야기 3'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김곡 감독은 "피해자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라 범죄에 맞서는 영화이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9월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