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으로 '카페인' 각성 효과…강남 사교육 시장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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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루플'
빛 파장으로 카페인 각성 효과 내는 조명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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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빛은 집중에 필요한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루플의 ‘올리 데이’는 아침 햇빛의 분광 분포와 흡사하게 빛 파장을 설계했다. 이 조명의 빛을 약 20분간 쐬면 뇌가 아침임을 인식해 각성 효과를 일으키게 한다.조명은 커피잔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조명 빛이 ‘디지털 카페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커피를 따로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커피잔을 기울이듯 조명을 돌려놓으면 등이 켜진다.
저녁용 조명인 ‘올리 나이트’는 반대로 멜라토닌 분비를 덜 방해하는 빛 파장을 낸다. 잦은 교대근무나 출장으로 생체 시계 균형이 깨졌거나, 건강한 수면 리듬을 찾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었다.

커피를 마시지 않고도 집중력을 올려준다는 제품 컨셉에 서울 강남 사교육 시장도 반응했다. 이달 말부터는 국내 주요 사교육 업체 청담러닝이 서비스에 가입한 학생들에게 올리 조명을 보낼 예정이다. 루플은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도화한 조명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을 내놓을 계획이다. 카페인 섭취 효과가 개인별로 조금씩 다른 것처럼 빛 파장에 대한 반응도 개인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명 이용자의 각성 반응 등을 데이터화해 AI가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빛을 쐴 수 있게 하는 맞춤형 광치료(라이트 테라피)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 분야 활용도도 찾을 수 있다. 항공기나 차량 등에 졸음 운전 조짐을 감지해 빛을 통해 졸음 운전을 방지해주는 조명을 탑재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아직 대부분 조명은 단순히 밝기를 다르게 하는 식”이라며 “파장 특성에 집중한 루플의 제품이 시장에서 충분히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안에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의 라이트 테라피 분야에서 1위 제품이 되고, 3년 내에 생체리듬 케어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 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