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5만 거제시 유일 대학 운명은…거제대 운영권 양도 토론회(종합)

"조선해양 특성화대학으로 계속 키워야" vs "재정 지원 어려워 운영권 양도"
거제대 구성원 "찬반 의견 있지만, 찬성쪽 많아" 밝혀
경남 거제시는 7일 시청 블루시티홀에서 거제대학교 운영권 양도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거제 향토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출자한 학교법인으로 거제대를 운영하는 세영학원은 최근 부산지역 건설사와 대학 운영권 양수·양도를 진행 중이다.

거제시는 지역 유일 고등교육기관 운영권이 다른 지역 건설사로 넘어가려 하자, 시민 여론을 듣고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인사말에서 "기업이 자산을 처리하듯 대학마저 쉽게 처리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대우조선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지역과 역사를 같이 한 거제대학을 조선해양 특성화대학으로 계속 키워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거제시가 지역구인 서일준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남해군, 거창군에도 도립대학이 있다"며 "인구 25만 명 거제시에 있는 거제대학은 지역 자존심이다"고 거제대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거제대 운영에서 손을 떼려 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안호균 대우조선해양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은 "올해 대우조선해양이 상반기에만 1조2천억원 손실을 봐 거제대에 재정지원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며 "거제대를 살릴 방안으로 운영권 양도 과정을 밟게 됐다"고 밝혔다. 토론자들은 건설사가 거제대를 인수하려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최양희 거제시의원은 "풍광이 좋은 곳에 거제대가 있다"며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자가 정말 장학사업을 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강학도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은 "거제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법으로 부지를 팔아 치울 수 있다"며 "교육에 열정이 있는 건강한 기업이 인수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건설업체가 인수하는 것은 무조건 반대한다"고 말했다. 거제대 쪽 토론자는 운영권 양도를 무작정 반대하지는 않았다.

박재우 거제대 전략기획팀장은 "수년 전부터 거제대를 도립으로 바꾸거나, 4년제로 바꾸는 것을 검토했음에도 실현되지 못했다"며 "현재 구성원들 의견은 찬반 의견이 있지만, 운영권을 양도하는데 찬성하는 쪽이 대부분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대는 옛 대우그룹 산하 대우학원이 1990년 세운 학교다.

대우그룹이 해체된 뒤에는 옛 대우그룹 계열이면서 거제시에 조선소를 가진 대우조선해양이 출자해 설립한 학교법인 세영학원이 2008년 거제대를 인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는 등 조선산업 업황이 계속 어려움을 겪자, 거제대 운영에 부담을 느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