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현실화' 석탄산업 상징 태백 장성광업소…한계 상황 직면
입력
수정
1936년 개발…매년 감산·감원에도 적자로 부채 '눈덩이' 국내 석탄산업의 상징인 강원 태백시 장성동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폐광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석탄공사의 부채는 매년 눈덩이처럼 증가하는 데다 생산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매장량 고갈로 석탄을 캐고 싶어도 캘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사회도 폐광을 '여부의 문제'가 아닌 '시기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장성광업소는 100년 역사의 국내 석탄산업을 대표하는 탄광이다. 1936년 개발 이후 2018년까지 누적 생산량만 9천326만3천t이다.
이는 2년 앞서 개발한 화순광업소의 누적 생산량 2천626만5천t과 비교하면 3.6배나 많다.
현재 석탄공사는 태백 장성, 삼척 도계, 전남 화순 등 3개 탄광을 운영 중이다. ◇1989년 합리화 정책 등 소비 감소로 급격히 위축
국내 석탄산업은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연간 생산량은 1988년 2천429만t에서 2018년 120만t으로, 같은 기간 연간 소비량은 2천633만t에서 114만t으로 감소했다. 석탄공사도 소비 감소에 따라 생산량과 인력을 동시에 줄이는 '감산·감원'을 매년 시행했다.
2018년 석탄공사의 연간 생산량은 1988년 대비 87.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 수도 92.1%로 급감했다.
그러나 석탄공사의 경영공시 자료를 보면 부채가 2019년 1조9천68억원, 2020년 1조9천687억원, 2021년 2조456억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적자 원인은 생산원가에 크게 못 미치는 판매가격이다.
2018년 기준 석탄공사의 t당 생산원가는 29만9천222원이고, 판매가격은 15만3천591원이다.
t당 손실액이 약 8만원이다.
이는 서민 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판매가격을 생산원가보다 낮게 유지하는 정부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석탄공사 노동조합도 최근 후임 사장 선임 관련 성명에서 "서민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캐낸 석탄을 헐값에 보냈더니 이제는 방만 경영이라며 그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돌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 지역 "여부 논할 시기 지났고, 대책 마련할 시기"
생산 현장의 현실도 심각하다.
현재 장성광업소의 석탄 생산 갱도는 마이너스(-) 75 ML이고, 이는 바다 수면에서 수직으로 지하 75m 지점을 의미한다.
이전 생산 갱도는 마이너스 475 ML이었다.
장성광업소는 지하로 내려가며 석탄을 캐기 때문에 마이너스 숫자가 클수록 최근에 개발한 갱도다.
즉 마이너스 75 ML은 과거에 이미 탄을 캤던 장소를 의미한다.
한 탄광 전문가는 "과거 석탄을 채굴했던 땅속은 곳곳에 물웅덩이(물통)가 형성돼 있어 안전사고 위험도 크다"며 "이는 장성광업소의 매장량이 고갈됐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75 ML에서의 생산은 2019년 9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장성광업소는 2017년 1월부터 0 ML에서도 석탄을 캤지만, 재해 우려로 2020년 10월 0 ML에서의 채탄 작업을 중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역사회도 장성광업소 폐광의 현실화를 인정했다.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회는 8일 성명에서 "장성광업소의 폐광 여부를 논할 시기는 지났다"며 폐광 대책으로 산업위기 대응 특별 지역 지정, 정부 주도의 탄광지역 진흥사업 계획 수립 및 시행, 탄광지역 발전지원센터 태백 이전을 요구했다.
이어 "장성광업소는 폐광의 객체이자 주체"라며 "머지않은 폐광 수순에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가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석탄공사는 현재 후임 사장을 뽑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지역사회도 폐광을 '여부의 문제'가 아닌 '시기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장성광업소는 100년 역사의 국내 석탄산업을 대표하는 탄광이다. 1936년 개발 이후 2018년까지 누적 생산량만 9천326만3천t이다.
이는 2년 앞서 개발한 화순광업소의 누적 생산량 2천626만5천t과 비교하면 3.6배나 많다.
현재 석탄공사는 태백 장성, 삼척 도계, 전남 화순 등 3개 탄광을 운영 중이다. ◇1989년 합리화 정책 등 소비 감소로 급격히 위축
국내 석탄산업은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연간 생산량은 1988년 2천429만t에서 2018년 120만t으로, 같은 기간 연간 소비량은 2천633만t에서 114만t으로 감소했다. 석탄공사도 소비 감소에 따라 생산량과 인력을 동시에 줄이는 '감산·감원'을 매년 시행했다.
2018년 석탄공사의 연간 생산량은 1988년 대비 87.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 수도 92.1%로 급감했다.
그러나 석탄공사의 경영공시 자료를 보면 부채가 2019년 1조9천68억원, 2020년 1조9천687억원, 2021년 2조456억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적자 원인은 생산원가에 크게 못 미치는 판매가격이다.
2018년 기준 석탄공사의 t당 생산원가는 29만9천222원이고, 판매가격은 15만3천591원이다.
t당 손실액이 약 8만원이다.
이는 서민 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판매가격을 생산원가보다 낮게 유지하는 정부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석탄공사 노동조합도 최근 후임 사장 선임 관련 성명에서 "서민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캐낸 석탄을 헐값에 보냈더니 이제는 방만 경영이라며 그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돌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 지역 "여부 논할 시기 지났고, 대책 마련할 시기"
생산 현장의 현실도 심각하다.
현재 장성광업소의 석탄 생산 갱도는 마이너스(-) 75 ML이고, 이는 바다 수면에서 수직으로 지하 75m 지점을 의미한다.
이전 생산 갱도는 마이너스 475 ML이었다.
장성광업소는 지하로 내려가며 석탄을 캐기 때문에 마이너스 숫자가 클수록 최근에 개발한 갱도다.
즉 마이너스 75 ML은 과거에 이미 탄을 캤던 장소를 의미한다.
한 탄광 전문가는 "과거 석탄을 채굴했던 땅속은 곳곳에 물웅덩이(물통)가 형성돼 있어 안전사고 위험도 크다"며 "이는 장성광업소의 매장량이 고갈됐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75 ML에서의 생산은 2019년 9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장성광업소는 2017년 1월부터 0 ML에서도 석탄을 캤지만, 재해 우려로 2020년 10월 0 ML에서의 채탄 작업을 중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역사회도 장성광업소 폐광의 현실화를 인정했다.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회는 8일 성명에서 "장성광업소의 폐광 여부를 논할 시기는 지났다"며 폐광 대책으로 산업위기 대응 특별 지역 지정, 정부 주도의 탄광지역 진흥사업 계획 수립 및 시행, 탄광지역 발전지원센터 태백 이전을 요구했다.
이어 "장성광업소는 폐광의 객체이자 주체"라며 "머지않은 폐광 수순에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가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석탄공사는 현재 후임 사장을 뽑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