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무자녀·소득높은 맞벌이도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당첨 가능

국토교통부, 11월부터
물량 30% 추첨제로 전환
2030에 당첨 기회 확대
오는 11월부터 1인 가구, 무자녀 신혼부부, 소득이 높은 맞벌이부부도 특별공급을 통한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민영주택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 가운데 30%를 추첨제로 뽑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체 민영주택 공급 물량 10가구 중 1가구 정도에 해당한다.

국토교통부는 민영주택 분양에 대한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 개선안을 확정하고 오는 11월부터 시행한다고 8일 발표했다. 1인 가구와 소득이 높은 맞벌이, 무자녀 신혼부부 등 그동안 청약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2030에게 특공 당첨 기회를 확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민간 건설사 등이 공급하는 민영주택은 전체 물량의 53%를 특별공급으로 배정해야 한다. 전체의 20%는 신혼부부 특공, 10%는 생애최초 특공이다. 결혼 7년 이내 부부가 신청할 수 있는 신혼부부 특공은 소득기준 등이 까다로워 웬만한 직장에 다니는 맞벌이부부는 자격 자체가 안됐다. 또 자녀순으로 당락이 갈려 자녀가 없으면 당첨을 꿈꾸기 힘들었다. 생애최초 역시 부부이거나 한자녀 가정만 가능해 1인 가구가 소외받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 신혼부부 특공과 생애최초 특공 물량 가운데 각각 30%는 소득 기준이 폐지된다. 신혼특공의 경우 혼인 기간과 무주택 요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자녀가 없어도, 소득이 맞벌이 기준 평균소득의 160%(연 1억1000만원)를 넘어도 추첨을 통해 경쟁할 수 있다.

기존에도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았던 생애최초는 30%에 대해서는 소득기준을 폐지한다. 또 해당 물량 중 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은 1인 가구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다만 부동산 보유자산 가액(공시가격, 공시지가 기준, 전세금은 제외)이 3억30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제한해 ‘금수저 특혜’를 막기로 했다.문턱이 낮아진 특공 물량은 민영주택 전체 물량의 9%에 해당한다. 지난해 민영주택의 신혼 특공(4만 가구), 생애최초(2만 가구) 물량을 감안하면 연 1만8000가구가량이 새로 마련된 추첨제 특공 대상이 되는 셈이다.

국토부는 기존 소득이 낮거나 자녀가 많은 신혼부부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먼저 전체 물량의 70%에 대해 현행 기준대로 청약 당첨자를 가리고, 여기서 탈락한 사람과 기준 완화로 새롭게 도전이 가능해진 사람들이 나머지 30%를 놓고 경쟁하도록 했다.

청약제도는 오는 11월 입주자 모집단지부터 적용한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 민간 사전청약 개시에 맞춰 시행일을 잡았다. 다만 전체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데다 분양가 규제 등으로 신규 분양도 씨가 말라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