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유럽에 반도체 공장 신설

110조원 들여 생산기지 2곳 확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해소 주도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800억유로(약 110조원)를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생산기지 두 곳을 새로 확보하기로 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에서 삼성전자, 대만 TSMC를 추격하겠다고 선언한 인텔이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IAA 모빌리티 2021’에 참석해 “유럽에 반도체 칩 생산기지 두 곳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이를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800억유로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독일과 프랑스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으며 폴란드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겔싱어는 “반도체 수요가 계속 확대되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과감한 생각이 필요하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에선 인텔이 이번 투자 결정을 계기로 유럽 고객사 확대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겔싱어는 “유럽 생산기지에는 최대 공장 8개가 들어설 수 있다”며 “연말까지 미국의 새로운 생산기지 위치도 확정짓겠다”고 했다.

겔싱어는 자동차 반도체 시장 규모가 향후 10년 동안 두 배 이상 늘어나 1150억달러(약 134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급 신차의 경우 원부자재 비용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2019년 기준)에서 20% 이상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또 아일랜드 공장에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취임한 겔싱어는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취임 직후인 3월에는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했다. 인텔은 235억달러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증설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