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다섯 번 임금 인상'…Fed가 전한 미국 경제 실상 [정인설의 Eye Fed]

"델타변이로 경기회복 둔화" Fed, 베이지북 공개

"클리블랜드의 트럭 회사는 올해만 다섯 번 임금을 인상했다."
"버지니아에선 웨딩드레스가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신부 파티를 취소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12일 베이지북을 통해 델타 변이로 인해 겪고 있는 미국 내 공급 부족과 소비 감소 사례를 소개했다. 베이지북은 Fed 산하 12개 지역 연방은행이 기업인과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각 지역 경제 상황을 종합한 경기동향 보고서다. Fed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Fed는 이날 베이지북에서 "델타 변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는 한편 공급망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물가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방역과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외식과 여행, 관광 산업이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지북에 나온 구체적 사례를 소개했다. 뉴욕에선 델타 변이로 인해 팬시 푸드쇼와 오토쇼 같은 행사가 취소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선 부동산 매수자들이 델타 변이를 이유로 집 구입을 미루면서 집값이 소폭 하락했다.

각종 공급망 문제도 묘사했다.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선 한 소매업자가 웨딩드레스를 제 때 공급받지 못해 고객이 요청한 신부파티 비용을 환불해줬다. 필라델피아의 한 식당 주인은 계속해 배달이 밀리자 냉장 트럭을 빌려 직접 음식을 배달했다. 세인트루이스의 한 건설사는 한 부품을 주문했는데 계속 밀려 내년 봄에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모습도 많이 담겼다. 클리블랜드에 있는 트럭 운송 회사는 이미 다섯 번이나 임금 인상을 제안했다. 필라델피아에선 식당 주인들이 주방과 카운터를 돌아가며 대신 근무하고 있다.

Fed는 "고용주들이 기존 직원을 유지하고 신규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임금을 수차례 올리고 추가 보너스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