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스·라보 후계자 노린다…초소형 전기트럭 '포트로' 눈길

제8회 국제전기차엑스포
디피코, 초소형 전기 화물차 '포트로' 전시
9일 제 8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전시된 디피코의 초소형 전기화물차 '포트로' 픽업 모델. 사진=신현아 기자
국내에는 1t 이하 상용차가 없습니다. 다마스와 라보가 유일했으나 이마저도 단종됐죠. 디피코는 초소형 전기상용차 ‘포트로’로 틈새 시장을 노리겠습니다.
송신근 디피코 대표는 지난 7일 제주에서 개막한 제8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디피코는 초소형 전기상용차 '포트로'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전기차 업체다. 올해 3월 단종된 한국GM 다마스와 라보의 대체재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그린다. 회사 설립 후 20년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형 전기 특장차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디피코가 오는 10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엑스포에서 선보인 초소형 전기화물차 '포트로'가 눈길을 끌었다.

포트로는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발·양산된 0.25t 전기 화물트럭으로 80%대의 국내 최고 수준 부품 국산화율을 자랑한다. 2인승이며 적재함 종류에 따라 픽업과 탑 두 가지로 나뉜다. 경상용차로 구분되는 다마스, 라보보다 살짝 작다. 전장·전폭이 3405mm·1435mm, 전고는 픽업 1860mm과 탑 1905mm, 축간거리는 모두 2400mm다.
9일 제 8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전시된 디피코의 초소형 전기화물차 '포트로' 탑 모델 적재함. 사진=신현아 기자
실내가 좁지만 갖출 건 갖췄다. 중앙에 발광다이오드(LED) 클러스터와 후방모니터 시스템을 갖춘 8인치 디스플레이가 들어갔고 컵홀더 등 수납 공간도 확보했다. 적재공간은 2100L 수준으로 우체국 택배 박스(34*25*21cm 기준)가 120개 들어간다. 적재함 지상고가 680mm로 낮아 화물 적재가 편리하게끔 설계됐다. 다만 최대 속도가 시속 70km에 그쳐 웬만한 자동차 전용 도로나 고속도로는 달리기 어렵다. 15.7킬로와트시(kWh)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팩이 탑재됐으며, 환경부 인증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최대 96.4km(저온 기준)다. 상온에서는 79.5km까지 내려간다. 완충까지는 무려 4시간이 소요되는 건 걸림돌이다.
9일 제 8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전시된 디피코의 초소형 전기화물차 '포트로' 탑 모델. 사진=신현아 기자
때문에 차량 보급은 다소 한계가 있다. 그러나 포트로는 그 목적이 뚜렷한 차량이라 주행거리, 최고 속도 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피코 관계자는 "포트로는 주로 좁은 골목길 배달용이나 부지가 넓은 조선소·발전소 등 내 이동수단으로 쓰인다. 서핑 보드를 싣는 등 레저용으로도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트로는 롯데슈퍼, 대우조선해양, 서부발전소, 한국중부발전, LS전선 등에 공급돼 있다.

좁은 골목에서는 문을 여닫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한 건 강점이라 할 만하다. 중앙에 턱이 없어 운전석과 조수석 간 이동이 자유로운 점도 특징이다. 이 역시 좁은 골목길에서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리기 힘든 상황을 고려한 설계라고 회사 관계자는 부연했다.
9일 제 8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전시된 디피코의 초소형 전기화물차 '포트로' 탑 모델 전면. 사진=신현아 기자
디피코는 1998년 7월 설립 후 20여년에 걸쳐 기술력을 다져온 자동차 엔지니어링 전문업체다. 차량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에 이르는 전 공정이 자체적으로 가능한 전기차 제조사이기도 하다. 이 같은 경쟁력을 인정받아 코스닥 상장사 '톱텍'으로부터 100억원대 투자도 받았다.

유럽 수출을 준비 중이며 동유럽 현지 생산을 통한 서유럽 시장 공급 계획을 이미 마련한 상태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내년에는 0.5t 트럭 개발 계획과 함께 소형 전기 소방차 등 다양한 형태의 특장차로의 라인업 확대도 검토 중이다.

송신근 대표는 "현행법상 소형 전기차가 특장차가 되는 길은 없다. 그럼에도 재래시장처럼 도로가 좁은 곳에는 여전히 소방차가 들어가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디피코는 이 틈새 시장을 노려 소형 소방차 등 다양한 특장차 시장으로 라인업 확대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제주=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