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커머스 강자' 라쿠텐, 마지막 퍼즐 맞춰 진다면?[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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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1997년 종업원 6명·서버 1대·13개 가입 점포로 시작
"일본 소비자를 라쿠텐 생태계 안에 묶어 두려는 의도"
일본의 이커머스 시장 상황은 어떨까요. 일본은 라쿠텐(4755)과 아마존 재팬(Amazon Japan)의 양강 체제에 3위는 야후 쇼핑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니케이경제신문에 따르면, 2019년 이커머스 거래액은 1위인 라쿠텐이 약 41조원, 아마존재팬이 약 36조원, 야후재팬이 약 9조원 수준입니다. G마켓과 제휴를 맺고 있기도 한 일본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인 라쿠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현재 시가총액 약 18조3000억에 거래 중인 라쿠텐은 1997년 종업원 6명, 서버 1대, 13개 가입점포로 시작했습니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라쿠텐의 사업은 크게 3개 사업부로 나눌 수 있는데, 이커머스를 운영하는 인터넷사업부, 핀테크사업부, 모바일사업부입니다. 올해 2분기 누적 각각의 사업부는 매출액의 약 51%, 35%, 14%를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익단에서는 모바일 사업부의 엄청난 적자를 감내하고 있는데 연간실적으로 보면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라쿠텐의 그림은 일본 소비자를 라쿠텐 생태계 안에 묶어 두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라쿠텐 모바일에 통신료를 내고, 라쿠텐 증권에서 주식을 매수하며, 이용금액을 라쿠텐 카드 포인트로 돌려받고, 그 포인트로 라쿠텐시장에서 쇼핑을 하고, 다시 쌓인 포인트로 캐시백을 받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이미 진출해 있는 대만시장의 확대 등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려고 할 것입니다.
현실로 돌아오면 이러한 장미 빛 그림 뒤, 라쿠텐의 모바일 사업에 대한 의구심으로 주가는 10년내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현재 라쿠텐모바일 가입자 수는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한참 못 미치고 있습니다. 향후 가입자 수 확대는 얼마나 속도감 있을 지 모를 일입니다. 회사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캠페인(통신비 무료 등)을 추가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잡힐 것입니다. 적자가 지속된다면 회사의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가 발생하고, 이는 조달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되므로 흑자전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한 사업의 강자였던 회사가 신규사업에 진출하면서 엄청난 비용을 쓰고 있습니다. 신규사업의 확장으로 사세가 기울 것인지, 새로 진입한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BEP 도달 후,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가져봅니다. 전자라면 차후 모바일사업부의 매각 등 회사 가치 하락은 물론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을 것이고, 후자라면 일본 내 압도적인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으로서 지금이 투자의 적기일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공부할거리도, 흥미롭게 지켜볼 포인트들도 많은 회사라 생각해 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지민홍 신한금융투자 한남동PWM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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