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제보자 조성은 맞냐"…박범계 "제게 권한 없다"(종합)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로 지목된 조성은 씨에 대한 제보자 여부 확인 요구에 "제가 그걸 확인할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예결특위 부별심사에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으로부터 '법무행정을 주관하는 장관으로서 사실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질의를 받고 이같이 답했다. 곽 의원은 조 씨의 SNS 글을 인용하며 "조성은씨는 본인이 아니라고 하니까 국민이나 당사자한테도 분명히 정리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재차 답변을 요구했으나, 박 장관은 "수사나 조사도 아니고 어떤 권한에서 제가 그걸 확인을 해야 하나"라며 반문했다.

제보자 신원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면서 지난해 총선 당시 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을 지낸 조성은 씨도 함께 언급돼왔지만, 그 실명을 공개 언급한 것은 이날 곽 의원이 처음이다.

'제보자'가 전날 대검찰청에 의해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공익신고자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거나 신분을 추정할 수 있는 보도(공표)가 금지된다.

하지만 조 씨는 전날 밤 SNS를 통해 자신이 논란이 된 당사자임을 공개하고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박 장관은 이와 관련 "법무부 장관이 어떻게 확인해줄 권한과 업무에 있지 않다"라며 "어떤 형태로든 사건화가 되면 소정의 절차를 밟아서 확인이 가능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검 조치의 적절성 여부도 도마 위에 올렸다.

최형두 의원은 권익위의 확정판단 이전에 검찰이 보호조치를 발표한 것은 "월권"이라고 따졌고, 박 장관은 "제보자 인적사항 등이 낱낱이 공개되는 것이 마땅한가"라며 맞섰다.

정희용 의원은 "추미애 전 장관 아들 관련 제보자가 공익신고자로 지정되기까지 60일이 넘게 걸렸다"라면서 "이번 건은 지난 2일 최초 보도 이후 대검에서 8일 요건 충족 문자를 발송했다. 사실상 제보자를 발설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장관은 그러나 "언론에 제보하는 것은 제보 내용을 제보하는 것이지, 내가 누구라는 것을 제보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제 판단으로는 언론에 제보했다고 해서 '공익신고자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라고 하는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이와 관련 "권익위에 사건접수가 되지 않아서 보호법상 공익신고자라고 단정적으로 표현을 하기에는 현재 어려운 상황"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박 장관은 감찰 단계에 있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수사 방법으로 하는 것도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최종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가정적 조건으로 법률 검토를 해봤더니, 적어도 5개 이상의 죄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아울러 "법무부 장관이 보기에 이 사건에서 빠른 정리가 필요한 본질은, 현직 검사가 (연루됐고), 심지어 의혹 상으로는 전직 검찰총장, 유력한 야권 후보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것에 대한 규명"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정희용 의원이 "야당 대선주자가 관련됐다는 것은 추측성, 엉터리 주장"이라고 맞받으며 박 장관과 또다시 설전이 반복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