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구조에 방제·방역·단속까지…제주 하늘 누비는 드론

지난달 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의 숲 위에서 드론 한 대가 분주히 비행했다.
전날 밤 119에 '화순 곶자왈인데요'라는 말을 남기고 통화가 끊긴 길 잃은 탐방객을 찾는 비행이었다. 이미 수색견과 구조대가 투입됐지만, 수풀이 우거져서 진입조차 힘든 상황이라 제주경찰청 드론이 투입된 것이다.

드론을 띄운 지 20여 분만에 열화상카메라로 수풀 사이에 이상 물체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주간 카메라로 확대해 구조 대상임을 확인, 탐방객을 곧바로 찾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드론으로 험한 계곡이나 우거진 숲 등 사람이 직접 수색하기 어려운 곳까지 살펴볼 수 있어서 보다 효율적으로 수색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육상은 물론 해상이나 해안 수색에서도 드론이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와 서귀포해양경찰서는 각각 민간 드론수색대를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제주 연안에는 암초와 해안절벽 등 구조 세력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 드론 수색·예찰을 하기 위해서다.

드론수색대는 연안 사고 실종자 수색, 접근이 어려운 지형지물 파악, 태풍 내습기 등 사고 위험성이 높은 시기 선제적 예방 순찰 등의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360도 VR(가상현실)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특수 카메라 드론으로 도내 주요 항·포구와 연안 해역을 촬영해 '가디언 맵'을 제작, 구조 업무 등에 활용하고 있다.
불법 행위 단속에도 드론이 투입된다.

제주도는 산림 내 위법행위 근절을 위해 위성영상과 드론을 활용해 상시 모니터링을 벌인다.

덜 익은 극조생 감귤 수확·출하 감시에도 드론이 투입된다.

드론을 띄워 조기 수확하는 과수원을 발견하면 감귤 유통 지도단속반을 투입해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감귤은 전량 폐기 조치한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불법 개발행위 적발에 드론을 활용하기도 했다.

고해상도 드론을 투입해 산림 훼손이 의심되는 지역이 확인되면 정밀 조사작업을 벌이는 식이다.
방역이나 방제에도 드론이 활용된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시기에 철새도래지 등에서는 방역 차량과 함께 드론이 방역 작업을 벌인다.

제주시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7월 방제용 드론을 투입해 소나무 숲에 약제를 뿌리는 작업을 했다.

드론 방제는 소나무에서 10m 이내 높이에서 약제를 뿌릴 수 있어서 약제가 퍼지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정밀한 방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소나무재선충병 예찰 활동을 벌일 때도 사람이 직접 다가가기 힘든 곳에서는 드론을 활용한다.
농민들 역시 농업용 드론을 이용한 방제에 관심이 많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용 드론 운용 기술 교육도 진행된다.

농작물 수확량 예측에도 드론이 활용된다.

제주도는 수소드론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감귤·월동작물 등 농작물 생육·재배정보를 수집해 수확량을 예측하고 병충해를 예방하는 데 활용 가능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월 국토교통부 드론 전용 규제 특구인 드론 특별자유화구역에 지정됐다.

도는 드론 특구 사업을 구체화하고 드론 기체 안전성 테스트와 안전·보안 관리 지침 마련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인 드론 운영에 들어간다.

도는 소방안전본부와 협업해 소방드론을 활용한 긴급대응 솔루션을 구축하기로 했다.

90분 이상 비행 가능한 친환경 수소 드론을 활용해 사건·사고 모니터링과 응급 물품 배송 등을 추진한다.

스마트 드론, 드론 스테이션과 호출 앱을 바탕으로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도 보완하는 등 드론을 기반으로 한 안심 서비스도 구현한다. 이와 함께 장기 체공이 가능한 태양광 AI 드론을 활용해 제주의 해안선을 따라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해양 쓰레기, 공유수면, 항만시설 등을 관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