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찬송가 부른 강용석…나흘새 5000만원 벌었다 [연예 마켓+]

슈퍼챗, 별풍선과 유사한 유튜브 후원 기능
"크리에이터와 팬 소통 돕겠다" 도입
노란딱지 채널, 수익 창출 창구 변질 평도
사진=유튜브 화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강용석 변호사가 찬송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명예훼손 혐의 관련 경찰 수사에 불응해 체포된 후 처음 진행된 지난 10일 방송에서 강 변호사가 보인 눈물에 슈퍼챗이 쏟아졌다. 유튜브 집계 사이트 플레이보드 기준 강용석의 이날 방송 시청자 수는 3만9000명, 슈퍼챗 액수는 1979만8121원이었다.

이로써 가세연이 지난 7일 체포부터 10일 오전까지 벌어들인 슈퍼챗 액수는 5000만 원이 넘어갔다. 최근 7일 동안 슈퍼챗 수입이 5197만9587원으로 집계됐는데, 나흘 동안 모인 금액만 5000만 원이 넘는 것. 슈퍼챗 외에 계좌번호를 공개하고 직접 후원을 받는 금액까지 합하면 그 이상의 수입을 얻었으리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채팅창 위에 뜨는 금액…'슈퍼챗'이 뭔가요?

/사진=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슈퍼챗'은 유튜브 시청자들의 후원금 성격으로 생방송을 보면서 채팅창을 통해 직접 돈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이다. 금액이 높을수록 채팅창 노출 시간이 길어진다. 최대한도 50만 원까지 실시간 후원금을 보내줄 수 있다.

구글은 2017년부터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와 팬들의 친밀한 소통'을 돕겠다며 슈퍼챗을 도입했다. 하지만 최근엔 현재는막말·혐오·허위정보 콘텐츠로 '노란딱지'를 받아 광고 수입이 막힌 콘텐츠 채널들의 수익 창출 출구가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강 의대생 실종 사건이 벌어졌을 때에도 자극적인 가짜뉴스가 유튜브에 범람했는데 이 역시 슈퍼챗을 노린 결과라는 분석도 있었다. 비속어와 욕설이 흘러나오며 숨진 한강 실종 의대생의 친구를 욕할수록 슈퍼챗 액수는 늘어났다. 한 유튜버는 관련 영상 하나로 슈퍼챗으로만 500만 원에 가까운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가로세로연구소 출연진 /사진=연합뉴스
조두순이 출소했을 당시 유튜버들이 몰린 것도 같은 의도로 해석된다. 조두순의 근황을 찍으며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면서 슈퍼챗을 받았던 것. 당시 유튜버들이 내는 소음 등으로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민원이 쏟아졌다. 결국 지자체인 안산시는 유튜버들에게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유튜버들이 위법적인 행동을 하도록 플랫폼을 만들어준 유튜브에게도 책임을 묻는 법률 검토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광고는 규제하지만 슈퍼챗은 규제 없어


창작자가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크게 '광고'와 '후원'으로 나뉜다. 업로드한 유튜브 영상에 광고가 붙으면, 유튜브는 시청자 조회 수, 시청 시간 등을 따져 광고 수입 중 일부를 정산해 준다. 최근엔 정산 기준을 더욱더 까다롭게 했다. 유튜브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구독자수 1000명 이상, 1년 내 4000시간 이상의 유효 시청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수익 창출 기준을 통과하더라도 유튜브에서 채널이 6개월 이상 비활성 상태이거나 커뮤니티 게시물이 업로드 또는 게시되지 않으면 유튜브 재량에 따라 채널 수익 창출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노란딱지' 제도도 도입했다. 유튜브는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따라 폭력·성인용 콘텐츠, 부적절한 언어, 민감한 사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충격적인 콘텐츠, 증오성 및 경멸적인 콘텐츠, 도발, 비하 콘텐츠 등의 광고 수익을 제한한다. 콘텐츠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들의 신고를 통해 이뤄지도록 했다.

대부분의 보수 유튜버들은 '노란딱지'에 걸려 수익 창출이 제한됐다. 구글이 '노란딱지' 제도를 언급하자 약 40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모인 '자유 유튜버 연대'는 2019년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이 정치적인 보도를 하는 유튜버들에게 노란 딱지를 붙여 광고 수입을 감소시키고, 채널 운영을 할 수 없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란 딱지를 받더라도 영상이 삭제되는 건 아니다. 때문에 각각의 유튜브 채널들은 자신에게 '슈퍼챗'과 같은 후원금을 보내는 구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더욱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가짜뉴스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슈퍼챗 최대 수혜자 가세연

슈퍼챗은 중립적인 내용보다 편향적인 콘텐츠로 제작됐을 때 더욱 지지를 받는다. 지난해 국내 슈퍼챗 순위 1위는 자칭 보수 성향 채널이라고 소개하는 가세연이었다. 가세연은 2020년 슈퍼챗으로만 7억8079만6354원의 수입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단일 채널 기준 슈퍼챗 수익 5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너알아TV는 3억253만8154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 3억92만4353원, 신의한수 2억8191만7157원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가세연의 강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악수했다는 사진을 공개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12월 8일에도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됐다. 당시에도 가세연에는 1500만 원의 슈퍼챗이 쏟아졌다.

한예슬을 비롯해 박수홍, 김건모 등 유명 연예인들과 관련해 사실 확인이 명확하게 되지 않은 내용을 폭로하며 논란이 됐던 가세연 멤버 중 1명인 김용호 전 기자도 자신의 개인 채널 '김용호의 연예부장'을 통해 마지막 방송을 진행하면서 총 236번의 슈퍼챗을 받아 총 581만4483원의 수입을 얻었다.일각에서는 자극적인 방송을 부추기는 슈퍼챗에도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방송은 지지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며 "슈퍼챗을 받기 위해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