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학자들 "Fed, 내년 금리인상 나설 것"

FT, 경제학자 49명 대상 긴급 설문
미국 경제학자 상당수가 내년 미 기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은행(Fed)이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끝내고 물가잡기에 나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경제학자들은 시장 전망보다 더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카고 경영대학원과 경제학자 49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10일 보도했다.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의 70% 이상은 Fed가 내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대상의 20% 정도가 금리 인상을 시기로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하반기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경제학자는 50%를 조금 넘었다. 2023년 상반기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 경제학자는 20%, 금리인상 시기를 하반기로 전망한 경제학자는 10%였다.

이들은 Fed가 조만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공개해 금리인상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Fed는 평균 2%의 물가상승률과 최대 고용을 테이퍼링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중 물가상승률 지표는 이미 달성했다.

Fed가 테이퍼링 계획을 11월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한 경제학자들이 가장 많았다. 40% 넘는 응답자가 이때를 가장 적절한 시기로 꼽았다. 12월로 예상한 응답자는 31%로 뒤를 이었다.응답자의 25%는 올해 안에 테이퍼링 계획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테이퍼링 발표 계획을 방해하는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확산세다. 고용 상황도 중요한 요인이다.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올 연말 미국의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예측치를 3.7%(중간값)로 내다봤다. 올해 6월 조사에서 3%였던 것을 고려하면 좀더 높아졌다. 미 실업률은 4.9%로 비교적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임기는 내년초 끝난다. 그의 거취에 따라 미국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 차기 Fed 의장은 누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경제학자 80% 이상이 '파월 의장 연임'에 표를 던졌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가 임명될 것이라고 전망한 경제학자는 18%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