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조원 '코로나 대출' 만기 6개월 더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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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간담회서 '공감대'9월 말 시한 만료를 앞둔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가 6개월 더 연장된다. 코로나 장기화로 그동안 빚을 내 위기를 버텨온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모든 금융권이 만기·상환을 미뤄준 대출 규모는 220조원을 넘는다.
"자영업자 부담 완화"…내주 발표
금융권 안팎에서는 추가 연장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원금이 아닌 이자 상환까지 계속 미뤄주는 데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뿐 아니라 회생 가능성이 없는 차주에게까지 일괄적으로 연장해주는 것은 잠재된 부실만 더 키울 뿐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와 금융권은 이자 상환 유예를 포함한 구체적인 재연장 방안을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0일 5대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뒤 출입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여부에 대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고려한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재연장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금융지주 회장도 “관련 대출 유예 조치를 내년 3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앞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추석 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당정 차원에서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자 상환 유예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고 위원장은 “이자 상환 유예에 대해서는 연장하자는 의견도 있고 부실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다음주 발표 전까지 생각해보고, 만약 이자 상환 유예도 재연장한다면 (대규모 부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연착륙 방안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검토를 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일부 금융사가 “이자 유예는 더 이상 연장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금융권에서는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무작정 빚을 미뤄주기만 하는 것은 부실만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 7월 말 기준 만기가 연장된 대출은 209조7000억원,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해준 규모는 12조원을 넘어섰다. 1년 전보다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지금까지는 신청만 하면 모두 연장을 해줬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연착륙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해당 사업장의 분기 매출이나 이자 상환 능력 등 지속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도입해 연장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빈난새/김대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