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달래려 플랫폼 압박?…與 '규제 고질병' 또 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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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은 왜 이 시기에 플랫폼 기업 몰아세우나정부·여당이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기업과 로톡, 직방 등 플랫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플랫폼 기업으로 ‘부(富)의 집중화’가 심화됐다는 게 여당의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 민주당 "코로나로 번 돈 나눠라"
플랫폼에 '富의 집중' 인식…"상생없는 탐욕의 상징" 비난
더불어민주당이 플랫폼 기업을 압박하는 명분은 ‘코로나 시대 양극화’ 해소다. 민주당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수혜를 본 플랫폼 기업에 ‘상생’을 요구해왔다.이낙연 전 대표는 “코로나19로 혜택을 본 계층과 업종이 사회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며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민주당은 실제 코로나 이익공유제, 사회연대기금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에 직면해 법 제정은 이뤄지지 못했다.민주당은 이후 플랫폼 기업의 자체 노력을 암묵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반응이 없었던 데다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논란이 되면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여당의 비판이 고조됐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토론회에서 “카카오가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민주당 내 고질적인 반(反)대기업 정서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카카오를 두고 “이윤만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2) 내년 3월 대선 앞두고 표심 공략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겠다"…입점 자영업자들 票 겨냥
정부·여당의 ‘플랫폼 기업 때리기’는 내년 3월 대선과도 맞물려 있다. 네이버·카카오뿐 아니라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기업에 입점한 자영업자들은 수수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 등 8개 단체는 지난달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규율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질서를 마련하는 것은 국회의 역할과 의무”라며 플랫폼 기업 규제 법안 처리를 국회에 촉구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소비자, 입점 업체에 큰 부담인 약 20%에 달하는 플랫폼 수수료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이날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변호사·공인중개사 등 직능단체와 로톡, 직방 등 플랫폼 스타트업의 갈등을 중재한다는 명분하에 이들을 국회로 부른 것도 직능단체 표심을 노린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대선 국면에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3) 與 등에 업고 정부도 규제 경쟁 나서
공정위·방통위 "규제는 우리가"…여당은 입법 서둘러
정부 역시 이런 여당을 등에 업고 플랫폼 기업 규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플랫폼 기업 규제 업무를 두고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공정위는 지난 1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 제정안을 제출했는데 방통위가 자신들의 업무라며 견제에 나섰다. 이 법은 플랫폼 기업과 입점 업체 간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검색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 등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등 규제를 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 자율성이 침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법이다.공정위와 방통위가 이 법을 서로 담당하겠다고 하자 민주당이 두 부처의 갈등을 조율하고 나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아직까지 두 부처 간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면서도 “정기국회 내 입법을 끝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4) 언론규제 반발 부딪히자 '우회로 찾기'?
선거 앞두고 뉴스 유통 많은 '포털 길들이기' 의혹도
일각에서는 언론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언론 규제에 나선 민주당이 국내 및 국제사회에 반발에 부딪히자 플랫폼 기업 손보기로 ‘우회로’를 찾은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언론 보도가 플랫폼 기업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기 때문이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다룬 기사를 메인 페이지에 노출한 다음에 불만을 품고, 보좌진에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민주당은 이런 의혹을 일축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의도를 갖고 진행하는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조미현/고은이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