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하석진 음미하던 '이 술'…마트서 불티나게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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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서 양주 매출 '급증'
홈술족·하이볼 수요 증가 덕
"양주는 아저씨술? 이젠 옛말"
'양주족'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마시는 '홈술'과 혼자 마시는 '혼술' 트렌드가 확산하며 가격대가 높은 양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 대형 마트에서 양주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MBC 예능 '나혼자 산다'에 등장한 배우 김지석의 집들이 풍경. 동갑내기 친구인 배우 하석진이 위스키를 모으는 김지석의 취향에 맞춰 집들이 선물로 위스키를 준비했다. 또 다른 친구인 가수 이장원과 함께 세 사람은 술잔을 맞대며 나이 듦에 대해 얘기하며 눈길을 끌었다.
12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양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6% 급증했다. 양주 중에서도 가격이 비싼 편인 위스키 매출은 두 배 가까이(93.7%) 뛰었다. 롯데마트에서도 올해 1~7월 양주 매출이 83% 급증했다. 위스키의 경우 무려 489.3% 폭증했다.이처럼 뜨거운 양주의 인기 배경으로는 홈술족이 꼽힌다. 집에서 다양한 주류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외식에서 주로 접하던 고도주로 눈길을 돌렸다. 양주에 음료를 타서 마시는 '하이볼'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인기를 끈 것도 요인이다. 인스타그램에서만 하이볼 관련 게시물이 30만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명절을 맞아 양주를 찾는 수요도 두드러진다.
이마트에서 올 추석을 앞두고 지난달 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양주세트 매출은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 기간과 비교해 38% 뛰었다. 롯데마트도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시작 2주간(7월19일~8월10일) 위스키 선물 세트 매출은 159.7% 늘었다.올해 설의 경우 이마트에선 처음으로 양주 매출이 소주 매출을 제치기도 했다. 지난 2월 양주 매출은 224% 뛰어 같은 기간 소주 매출을 처음으로 뛰어 넘었다. 양주 구매 연령층도 젊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설 명절 기간인 2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고객 연령층 중 20~30대의 양주 구매 비중이 52.2%로 지난해 2월(43.4%)보다 늘었다.
대형마트 업계에선 추석 선물세트로 다양한 양주를 준비했다. 이마트는 발렌타인 싱글몰트 12~15년산 3종과 발베니 26년 등 약 200여 종의 양주를 판매한다.명용진 이마트 양주 바이어는 "중년층의 전유물이던 양주가 하이볼 등 자신만의 이색적 칵테일을 선호하는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트렌드에 발맞춰 앞으로도 다양한 양주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