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분석] 삼성바이오로직스, 세계 최대의 CMO 기업

글 김정현 교보증권 책임연구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치료제를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 CMO 기업이다. 2011년 설립 직후 1공장 착공을 시작해 2012년 1공장(3만L), 2015년 2공장(15만4000L), 2017년 3공장(18만L)까지 단계별로 설비 준공에 성공하며 비약적인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설비 규모는 스위스 론자의 33만L를 웃도는 36만4000L에 달해 동물세포 CMO 기준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메가플랜트인 4공장(25만6000L) 착공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가동을 준비하며, 다시 한 번 큰 폭의 성장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설비 증설과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 주요 국가의 규제기관들로부터 제조허가를 획득해 나가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거점으로 준비를 마친다.이러한 노력은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된다. 2013년 BMS를 시작으로 로슈, 선파마, UCB, 사이토다인과 생산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독일 머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2021년 1분기 기준 총 57개의 CMO 계약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둔 상황이다.

2018년 CDO 사업 시작

2018년에는 기존 CMO에서 위탁개발(CDO) 사업을 추가로 시작한다. CDO는 생산과는 별개로 세포주 공정 및 제형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처음에는 국내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CDO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왔다. 고객사 중 이뮨온시아, 지아이이노베이션, 유틸렉스 등이 임상 진입이나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성공적인 CDO 이력(Track Record)을 쌓아가고 있는 과정이다.또 2020년 10월 샌프란시스코 연구개발(R&D)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보스턴,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거점에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올 6월 이스라엘 바이오텍으로부터 CDO 계약을 수주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 2분기 기준 CDO 제품 수는 81개에 달해, 2025년 CDO 시장 점유율 글로벌 1위라는 목표에 다가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향후 성장 트리거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등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MO 확대, 제2 바이오캠퍼스 증설 등 외형 성장,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성장 등 3가지로 판단한다. 투자 관점에서는 이러한 성장 전략의 현실화 시기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2021년 5월 모더나의 mRNA 백신 완제의약품(DP) 계약을 수주한 것에 이어, 2022년 상반기 내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을 위한 cGMP 인증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CGT 사업 진출 계획을 알렸다.

특히 올 하반기에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이 출하될 가능성이 높다. 또 삼성 주요 관계사들의 투자계획 발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GT 분야 CDMO 신규 진출 건을 명시했다. 기존 항체치료제에서 세포치료제 등 새로운 CMO 분야에 대한 진출 계획은 추가적인 주가수준(밸류에이션) 확장의 근거가 될 수 있다.제2 바이오캠퍼스 증설 검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약 33만600㎡ 규모의 제2 바이오캠퍼스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제2 바이오캠퍼스 증설 계획은 2020년 주주총회에서 처음 언론에 공개된 후, 8월 삼성 관계사 투자계획 발표 시 5·6공장 건설 계획으로 구체화됐다.

현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유관 기관과 부지 매입 등 증설 관련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 바이오 캠퍼스 규모가 약 33만600㎡인 것을 고려할 때 부지 면적 기준 100% 가까운 증설이 검토되고 있는 셈이다. 구체적인 투자·설비·부지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증설 계획이 확정 발표될 경우 대규모 외형 성장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마지막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Seamless One-Stop’ 서비스라는 비전을 위해 2018년부터 CDO 사업 및 완제의약품 사업도 중점적으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단순 CMO를 넘어서 CDMO사업을 통해 통합적인 개발·생산 서비스를 제공하며 동시에 완제의약품 생산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DO 서비스의 장점은 크게 경쟁력 있는 계약 구조와 수준 높은 서비스로 요약할 수 있다. 현 단계의 CDO 계약에는 CMO 계약을 강제하거나 개발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를 수령하는 조건이 아직 없어, 우호적인 조건으로 계약이 진행된다.

또 자체 세포주 서비스 ‘에스초이스’를 공개하며 질 높은 서비스 제공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2030년 기준 CMO 생산의 50%까지 CDO 파이프라인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CDMO 서비스 성장은 강력한 매출 ‘lock-in(잠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추후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한다.
자료 삼성바이오로직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단위 십억 달러
<저자 소개>

김정현 교보증권 책임연구원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하나금융투자에서 상장기업 분석 업무를 시작해 제약·바이오 업종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서 현재 3년째 근무 중이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9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