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CEO] 글로벌 톱3 ‘RNA 간섭’ 치료제 업체 도전하는 올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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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간섭 기반 기술을 보유한 올릭스가 설립된 2010년은 해당 기술의 암흑기나 마찬가지였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각종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기반 기술로 주목받았지만 RNA의 ‘깨지기 쉬운’ 특성이 기술적 한계로 지적됐다. 그러나 최근 지질나노입자(LNP), 갈낙 등 RNA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2025년 글로벌 ‘톱3’ RNAi 치료제 기업 도약” by 이동기 올릭스 대표
“RNAi 기술로 섬유화 질병 치료 솔루션 제시” by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비슷한 시기 창업한 분자진단 전문업체 젠큐릭스를 이끄는 조상래 대표가 이동기 올릭스 대표와 만났다.
조상래(이하 조) 섬유화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 굉장히 많습니다. 올릭스는 RNA 간섭(RNAi) 기술로 섬유화질환의 치료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기(이하 이) 네 맞습니다. 저는 기반 기술을 연구하던 사람입니다. (이 대표는 포항공대 조교수를 지냈고 현재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정 질환을 정해 놓고, 예컨대 ‘암을 정복하자’ ‘섬유화를 정복하자’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RNA 간섭 기술이 가장 잘 적용될 분야가 뭘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첫 번째 치료 대상으로 비대 흉터 질환을 정했던 거고요.
조 비대 흉터 치료제 개발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이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임상 2상이 진행 중입니다. 최근 GS그룹이 인수한 휴젤이 국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9월 초께 미국에서도 첫 투여가 이뤄졌습니다. 조 RNA 간섭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굉장히 넓겠네요.
이 그렇습니다. RNA 간섭 기술은 플랫폼 기술입니다. 특정 질병 유전자의 발현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비대 흉터를 유발하는 인자를 제어할 수 있다면 이를 다른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탈모 치료제가 대표적이에요. 유전자 염기 서열만 바꿔주면 굉장히 빨리 신약 후보물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파이프라인을 20~30개씩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RNA 간섭 기술이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올릭스도 폐와 망막, 간 섬유화 치료제 분야로 파이프라인을 계속해서 확장했습니다. 아직 사람 임상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굉장히 좋은 결과를 동물 임상에서 확인했습니다. 안과 질환 프로그램은 내년 상반기에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조 RNA 간섭 기술을 활용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주로 어디를 타깃합니까?
이 간입니다. 간을 공략할 수 있는 기술들이 확보됐기 때문이죠. 간 질환 치료제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지요. 올릭스도 이 분야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조 갈낙(GalNAc) 기술이군요. 올릭스가 가지고 있는 비대칭 소간섭 RNA(asi RNA)가 간에 접근하려면 갈낙 기술이 필수 불가결하지 않습니까.
이 네, 갈낙은 작은 탄수화물입니다. 이걸 RNA에 붙이면 마치 유도탄처럼 간 세포로 접근이 용이해집니다. 그리고 효과도 상당히 오래 지속됩니다. 이 분야 선도기업인 미국 앨나일람(Alnylam)이 가장 먼저 개발을 했습니다.
이후 애로헤드(Arrowhead), 다이서나(Dicerna) 같은 후발 주자들이 갈낙 기술을 개발했지요. 이것이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기술이전으로 이어진 겁니다. RNA 간섭 방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시판되는 치료제가 총 4종 있는데, 이들 모두 간을 표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중 3종이 갈낙 기술을 활용하고 있고요.
(올릭스는 작년 3월 미국 AM케미컬사로부터 갈낙 접합 기술 특허권과 노하우에 대한 전 세계 권리를 독점적으로 도입했다. 이로써 올릭스도 독자적으로 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조 갈낙과 asiRNA 접합(conjugation) 관련 특허 이슈는 없었나요?
이 네. AM케미컬의 갈낙 접합 기술 관련 특허가 미국에 등록이 돼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기술을 사용했을 때 다른 회사의 특허를 침해하지는 않는지 실시 자유도를 면밀하게 분석했습니다. 갈낙 물질 자체에 대한 특허는 없습니다. 이걸 어떻게 붙이느냐가 특허죠.
조 간에서 지속 기간은 얼마나 되죠?
이 동물실험에서 1회 피하 투여를 한 결과 50일 이상 유전자 억제 효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임상 중에 있거나 시판된 치료제는 투여 간격이 최대 6개월 정도입니다.
조 RNA 간섭 기술이 어려운 시기를 거쳐서 2018년 FDA의 첫 허가(앨나일람)가 나왔습니다. 세계적으로 대규모 라이선싱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요.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듯합니다.
이 네, 사실 2010년 올릭스를 창업했을 때는 RNA 치료제의 암흑기였습니다. 그해 2월 창업을 했는데, 그 이후 노바티스, 로슈 같은 글로벌 회사들이 RNA 간섭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 사업을 속속 포기했어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앨나일람이 설립되고 해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말이죠. 각광을 받다가 기술적 허들이 생겼고, 2010년이 마침 바닥을 치는 시점이었습니다.
(RNA 간섭 현상은 1998년 앤드루 파이어와 크레이그 멜로가 처음 발견하면서 과학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 분야 선도기업인 미국 앨나일람이 설립된 것도 2001년으로 이즈음이다. 이후 2006년 앤드루 파이어와 크레이그 멜로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관심도가 정점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달 과정에서의 기술적 난제가 부상하면서 관심도가 떨어졌다가 2010년 중반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2018년 FDA가 앨나일람의 제품을 처음 승인하면서 검증받은 치료제로 인정을 받았다.)
조 그때 당시에는 투자도 활발하지 않았겠네요.
이 2010년에 창업을 했는데 시리즈A 투자를 처음 받은 게 2014년 6월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투자다운 투자를 못 받았어요.
조 RNA 플랫폼 기술의 장점은 분명하지만, 암흑기가 왔던 게 전달 기술의 부재도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맞아요. RNA는 잘 깨집니다. 혈액 내 분해효소의 공격을 받으면 부서져 버려요. 지난 20~30년간 화학자들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서 많은 문제가 극복 됐습니다. 안정성의 문제는 해결이 된 거지요. 처음에는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썼습니다. 이후 갈낙 기술이 개발됐어요. 갈낙만 넣으면 간으로 전달이 쉽습니다. 돌파구가 마련된 겁니다.
조 세계적으로 봤을 때 올릭스의 포지션은 어떤가요. 앨나일람처럼 오래 해온 기업 말고 아시아 쪽에 경쟁 회사가 있나요?
이 중국 업체들이 몇 곳 있습니다만, 대부분 자체 기술로 개발을 하지는 않습니다. 외국 회사 라이선스를 가져와 생산을 하는 정도입니다. 올릭스를 2025년까지 글로벌 톱3 RNA 간섭 치료제 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 연초에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전문 자회사인 엠큐렉스까지 만드셨어요.
이 네, 사실 mRNA 기술에 대해 개인적으로 좀 부정적이었습니다. siRNA를 하는 이유도 이는 화학적으로 합성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되기 때문입니다. 각국 규제기관들이 mRNA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했습니다. 전달하는 데도 여러 난관이 있었고요. mRNA 백신을 개발해온 회사들이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한번에 검증이 됐습니다.
조 엠큐렉스의 mRNA 백신 개발 타임라인은 어떻게 되나요?
이 2023년까지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 같은 상황이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습니다. 지금 눈앞의 코로나 백신을 겨냥했다기보다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해놓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정부 지원에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합니다. 꼭 올릭스가 아니더라도,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이 확립된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방역주권 차원에서 과감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조 맞습니다. 새로운 분야가 열릴 때는 옥석을 잘 가리고 가장 효과적인 곳에 자금이 흘러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옥석이 아닌 상태에서 그냥 돈만 투입되면, 그냥 돈이 없어지는 거니까요.
이 바이오벤처는 창업자의 역량이나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결국 기술입니다. 우리나라 투자업계가 과연 기업의 기술적 성숙도를 얼마나 진지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투자하는지 의문일 때가 많습니다. 자금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수준에 따라 그 산업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봅니다. 그게 정부 투자이든 민간 투자이든 그런 점이 반드시 담보돼야 합니다. 그래야 바이오산업의 미래가 밝을 테니까요.
조 올릭스가 파이프라인을 계속 확장하려면 우수한 인력들이 계속 더 필요하겠네요. 요즘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분야 우수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이 네. 인력난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닙니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합니다. 능력에 맞는 대우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보다는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기술이전이나 신약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필수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 유튜브도 직접 출연하시던데요. 주주들과는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이 시장과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가급적 제가 직접 소통하겠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주주들에게 기술이전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하는 모습을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게 되면 성과에 걸맞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OLX101
비대 흉터 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올릭스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OLX101’은 비대 흉터와 켈로이드 치료제다. 피부 진피층에 콜라겐이 과다 증식해 생기는 질환이다. 켈로이드의 경우 피부 섬유화 조직이 종양처럼 비정상 증식하는 게 원인이다. OLX101은 섬유화를 일으키는 결합조직생성인자(CTGF) 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RNA 간섭 기술을 활용해 억제한다.한재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9월호에 실렸습니다.
“RNAi 기술로 섬유화 질병 치료 솔루션 제시” by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비슷한 시기 창업한 분자진단 전문업체 젠큐릭스를 이끄는 조상래 대표가 이동기 올릭스 대표와 만났다.
조상래(이하 조) 섬유화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 굉장히 많습니다. 올릭스는 RNA 간섭(RNAi) 기술로 섬유화질환의 치료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기(이하 이) 네 맞습니다. 저는 기반 기술을 연구하던 사람입니다. (이 대표는 포항공대 조교수를 지냈고 현재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정 질환을 정해 놓고, 예컨대 ‘암을 정복하자’ ‘섬유화를 정복하자’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RNA 간섭 기술이 가장 잘 적용될 분야가 뭘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첫 번째 치료 대상으로 비대 흉터 질환을 정했던 거고요.
조 비대 흉터 치료제 개발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이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임상 2상이 진행 중입니다. 최근 GS그룹이 인수한 휴젤이 국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9월 초께 미국에서도 첫 투여가 이뤄졌습니다. 조 RNA 간섭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굉장히 넓겠네요.
이 그렇습니다. RNA 간섭 기술은 플랫폼 기술입니다. 특정 질병 유전자의 발현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비대 흉터를 유발하는 인자를 제어할 수 있다면 이를 다른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탈모 치료제가 대표적이에요. 유전자 염기 서열만 바꿔주면 굉장히 빨리 신약 후보물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파이프라인을 20~30개씩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RNA 간섭 기술이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올릭스도 폐와 망막, 간 섬유화 치료제 분야로 파이프라인을 계속해서 확장했습니다. 아직 사람 임상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굉장히 좋은 결과를 동물 임상에서 확인했습니다. 안과 질환 프로그램은 내년 상반기에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조 RNA 간섭 기술을 활용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주로 어디를 타깃합니까?
이 간입니다. 간을 공략할 수 있는 기술들이 확보됐기 때문이죠. 간 질환 치료제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지요. 올릭스도 이 분야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조 갈낙(GalNAc) 기술이군요. 올릭스가 가지고 있는 비대칭 소간섭 RNA(asi RNA)가 간에 접근하려면 갈낙 기술이 필수 불가결하지 않습니까.
이 네, 갈낙은 작은 탄수화물입니다. 이걸 RNA에 붙이면 마치 유도탄처럼 간 세포로 접근이 용이해집니다. 그리고 효과도 상당히 오래 지속됩니다. 이 분야 선도기업인 미국 앨나일람(Alnylam)이 가장 먼저 개발을 했습니다.
이후 애로헤드(Arrowhead), 다이서나(Dicerna) 같은 후발 주자들이 갈낙 기술을 개발했지요. 이것이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기술이전으로 이어진 겁니다. RNA 간섭 방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시판되는 치료제가 총 4종 있는데, 이들 모두 간을 표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중 3종이 갈낙 기술을 활용하고 있고요.
(올릭스는 작년 3월 미국 AM케미컬사로부터 갈낙 접합 기술 특허권과 노하우에 대한 전 세계 권리를 독점적으로 도입했다. 이로써 올릭스도 독자적으로 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조 갈낙과 asiRNA 접합(conjugation) 관련 특허 이슈는 없었나요?
이 네. AM케미컬의 갈낙 접합 기술 관련 특허가 미국에 등록이 돼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기술을 사용했을 때 다른 회사의 특허를 침해하지는 않는지 실시 자유도를 면밀하게 분석했습니다. 갈낙 물질 자체에 대한 특허는 없습니다. 이걸 어떻게 붙이느냐가 특허죠.
조 간에서 지속 기간은 얼마나 되죠?
이 동물실험에서 1회 피하 투여를 한 결과 50일 이상 유전자 억제 효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임상 중에 있거나 시판된 치료제는 투여 간격이 최대 6개월 정도입니다.
조 RNA 간섭 기술이 어려운 시기를 거쳐서 2018년 FDA의 첫 허가(앨나일람)가 나왔습니다. 세계적으로 대규모 라이선싱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요.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듯합니다.
이 네, 사실 2010년 올릭스를 창업했을 때는 RNA 치료제의 암흑기였습니다. 그해 2월 창업을 했는데, 그 이후 노바티스, 로슈 같은 글로벌 회사들이 RNA 간섭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 사업을 속속 포기했어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앨나일람이 설립되고 해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말이죠. 각광을 받다가 기술적 허들이 생겼고, 2010년이 마침 바닥을 치는 시점이었습니다.
(RNA 간섭 현상은 1998년 앤드루 파이어와 크레이그 멜로가 처음 발견하면서 과학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 분야 선도기업인 미국 앨나일람이 설립된 것도 2001년으로 이즈음이다. 이후 2006년 앤드루 파이어와 크레이그 멜로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관심도가 정점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달 과정에서의 기술적 난제가 부상하면서 관심도가 떨어졌다가 2010년 중반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2018년 FDA가 앨나일람의 제품을 처음 승인하면서 검증받은 치료제로 인정을 받았다.)
조 그때 당시에는 투자도 활발하지 않았겠네요.
이 2010년에 창업을 했는데 시리즈A 투자를 처음 받은 게 2014년 6월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투자다운 투자를 못 받았어요.
조 RNA 플랫폼 기술의 장점은 분명하지만, 암흑기가 왔던 게 전달 기술의 부재도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맞아요. RNA는 잘 깨집니다. 혈액 내 분해효소의 공격을 받으면 부서져 버려요. 지난 20~30년간 화학자들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서 많은 문제가 극복 됐습니다. 안정성의 문제는 해결이 된 거지요. 처음에는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썼습니다. 이후 갈낙 기술이 개발됐어요. 갈낙만 넣으면 간으로 전달이 쉽습니다. 돌파구가 마련된 겁니다.
조 세계적으로 봤을 때 올릭스의 포지션은 어떤가요. 앨나일람처럼 오래 해온 기업 말고 아시아 쪽에 경쟁 회사가 있나요?
이 중국 업체들이 몇 곳 있습니다만, 대부분 자체 기술로 개발을 하지는 않습니다. 외국 회사 라이선스를 가져와 생산을 하는 정도입니다. 올릭스를 2025년까지 글로벌 톱3 RNA 간섭 치료제 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 연초에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전문 자회사인 엠큐렉스까지 만드셨어요.
이 네, 사실 mRNA 기술에 대해 개인적으로 좀 부정적이었습니다. siRNA를 하는 이유도 이는 화학적으로 합성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되기 때문입니다. 각국 규제기관들이 mRNA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했습니다. 전달하는 데도 여러 난관이 있었고요. mRNA 백신을 개발해온 회사들이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한번에 검증이 됐습니다.
조 엠큐렉스의 mRNA 백신 개발 타임라인은 어떻게 되나요?
이 2023년까지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 같은 상황이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습니다. 지금 눈앞의 코로나 백신을 겨냥했다기보다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해놓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정부 지원에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합니다. 꼭 올릭스가 아니더라도,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이 확립된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방역주권 차원에서 과감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조 맞습니다. 새로운 분야가 열릴 때는 옥석을 잘 가리고 가장 효과적인 곳에 자금이 흘러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옥석이 아닌 상태에서 그냥 돈만 투입되면, 그냥 돈이 없어지는 거니까요.
이 바이오벤처는 창업자의 역량이나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결국 기술입니다. 우리나라 투자업계가 과연 기업의 기술적 성숙도를 얼마나 진지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투자하는지 의문일 때가 많습니다. 자금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수준에 따라 그 산업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봅니다. 그게 정부 투자이든 민간 투자이든 그런 점이 반드시 담보돼야 합니다. 그래야 바이오산업의 미래가 밝을 테니까요.
조 올릭스가 파이프라인을 계속 확장하려면 우수한 인력들이 계속 더 필요하겠네요. 요즘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분야 우수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이 네. 인력난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닙니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합니다. 능력에 맞는 대우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보다는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기술이전이나 신약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필수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 유튜브도 직접 출연하시던데요. 주주들과는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이 시장과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가급적 제가 직접 소통하겠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주주들에게 기술이전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하는 모습을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게 되면 성과에 걸맞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OLX101
비대 흉터 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올릭스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OLX101’은 비대 흉터와 켈로이드 치료제다. 피부 진피층에 콜라겐이 과다 증식해 생기는 질환이다. 켈로이드의 경우 피부 섬유화 조직이 종양처럼 비정상 증식하는 게 원인이다. OLX101은 섬유화를 일으키는 결합조직생성인자(CTGF) 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RNA 간섭 기술을 활용해 억제한다.한재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9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