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뽑은 ESG 혁신기업인 5분의 1이 한국인

글로벌 기업 리더 부문에
최태원·신동빈 회장 등 5명 선정

구광모 회장은 2년 연속 올라
"ESG 초기, CEO 리더십 부각"
최태원 회장
최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유엔SDGs협회가 공개한 ‘2021 글로벌 지속가능 리더 및 기업 100’ 명단이 경제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는 글로벌 기업 리더의 목록에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한국인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이 선진국 기업보다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광모 회장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 리스트 중 기업인의 이름이 등장하는 부문은 ‘글로벌 기업 리더’와 ‘혁신 기업 리더’ 등 두 곳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포진한 글로벌 기업 리더 부문에 이름을 올린 기업인은 팀 쿡 애플 CEO,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CEO 등 32명이다. 여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최장복 KT노동조합 위원장 등 5명의 한국인이 포함됐다. 구 회장은 2년 연속 글로벌 기업 리더로 선정돼 관심을 모았다. 10명이 선정된 혁신 리더 부문에서도 김봉진 우아DH아시아 회장 겸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동우 부강테크(BKT) 설립자 겸 사장 등 2명이 이름을 올렸다.

신동빈 회장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인의 ‘뜻밖의 약진’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업에 ESG 경영을 처음 이식하는 단계엔 CEO들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ESG 경영 초기인 지금은 CEO들이 돋보일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SG 경영의 확산 속도만 따지면 한국과 비견할 만한 나라가 많지 않다”며 “경영 성과 측면에서도 미국 등 선진국 기업과의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유엔SDGs협회는 인류가 직면한 사회, 경제, 환경, 기후 등의 문제와 관련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확산시키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SDGs는 ESG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용어다. 일본에서는 ‘ESG 경영’보다 ‘SDGs 경영’이란 말을 더 많이 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