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잠자는 호랑이'에…조성은 "이혼할 사람 많아" 재조명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11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규정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박지원 국정원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1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현 국가정보원장)와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박지원 원장, 정보위에서 진술한 대외비 내용도 조성은에게는 다 털어놓는군요. 박 원장이 조성은에게 국가기밀 유출한 건 없는지도 수사해야 합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박지원 국정원장이 제보자 조성은 씨에게 국정원의 대외기밀성 내용을 공유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박 원장은 지난 2월 비공개로 '공개하면 이혼할 사람 많을거다'라고 했다"라면서 "박근혜 정부까지 역대 정부들의 국정원이 정치인 불법사찰했는데 그 내용들이 공개되면 이혼할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 사찰 내용들에 민감한 사항들이 들어있다는거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슷한 시기 조 씨 페북에 똑같은 내용이 있다. 박 원장에게 듣지 않았으면 쓰지 못할 내용이다. 조 씨 페북 그 뒤의 문장만 봐도 박 원장 발언임을 알 수 있다"라면서 "박 원장이 국정원의 대외기밀성 내용을 조성은 과는 공유했음을 짐작케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박 원장이 조 씨에게 유출한 대외비 내용이 더 있는지 즉각 수사해야한다"라며 "둘 사이가 국정원 대외기밀까지 공유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데 고발 사주 사건에 대해 대화하지 않았다는 건 도대체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라고 강조했다.
조 씨는 지난 2월 15일 자신의 SNS에 "다 공개하면 딴 건 모르겠고 이혼할 사람은 많을 거다라고만 전하라 했다", "날면 새가 떨어지던 시절을 넘어 내가 걸어가도 새가 안 날긴 하던데", "그래도 제대로 한판 해볼까? 하면 십리 밖으로 줄행랑칠 것들이"라는 글을 적었다.

앞서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2월 박 원장의 초대로 국정원장 공관에서 만찬을 했다.

조 씨의 공관 방문 시점은 2월 14일로 파악됐는데, 공관 방문 이후에 해당 글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박 원장이 조 씨에게 해당 발언을 했다고 유추할 수 있었다.박 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박 원장 등이 사전 공모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고 반박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