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가는 AI스타트업 SIA "3년내 자체 위성 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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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공위성 데이터 분석상공 100㎞를 넘어서는 미지의 영역. 약 2000개에 달하는 인공위성이 지구를 돌고 있다. 인공위성은 국가 간 경계가 뚜렷한 영토·영해·영공의 영역을 벗어나 지구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여행하며 무수한 이미지를 쏟아낸다. 스타트업 SIA는 ‘이 이미지들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란 고민에서 출발했다. 전태균 SIA 대표는 “인공위성 이미지 데이터는 지금까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효용을 인류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사작전, 농업 등에 활용
탄소 농도 수치화해 ESG 평가
"객관적인 지표 마련 가능해져"
산은·메디치서 130억 투자 유치
2018년 위성 개발 전문기업 쎄트렉아이의 자회사로 출발한 SIA는 위성 이미지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스타트업이다. 인공위성 이미지는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고, 세상 어디든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위성에서 찍은 데이터 양이 너무 많아 일일이 사람이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전 대표는 “위성 데이터 공급량은 급증하는데 이를 분석하는 전문가는 한정돼 있다”며 “쉬지 않고 데이터를 가장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AI가 꼭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SIA의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군, 식품업체, 건설회사 등 다양한 기관과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전시 상황에선 적군의 동태를 시계열로 찍은 인공위성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군사 작전에 활용할 수 있다. 전 세계 농작물 작황 상황을 인공위성 데이터로 파악해 원재료의 출하량을 예측하고 이에 맞춰 대응할 수도 있다. 도시 인프라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 향후 문제가 생길 지점은 어디일지도 예측이 가능하다.
최근 SIA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이산화탄소 농도 지도 등을 통해 대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이를 수치화해 AI가 환경영향평가를 할 수 있게 개발하고 있다. 전 대표는 “ESG 개념은 뜨고 있지만 환경평가를 실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은 아직 없다”며 “인공위성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인 평가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SIA는 이제 3년 된 스타트업이지만 2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60여 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전망은 밝다. 유로컨설팅에 따르면 위성정보 시장 규모는 2018년 34억달러에서 2028년 97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 다양한 투자자가 SIA의 미래에 130억원을 투자했다.
개발 비용을 절감할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 SIA는 해외 상용 위성 기업들로부터 위성 데이터를 공급받고 있다. 데이터 구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모회사인 쎄트렉아이가 세계 최고 해상도를 목표로 한 상용 지구관측위성 ‘스페이스 아이(SpaceEye)-T’ 개발에 착수했다. 2024년 초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발사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기업이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자체 위성을 보유하게 된다.
전 대표는 “자체 인공위성을 확보하면 데이터 비용을 절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원하는 위성 데이터를 정교하게 얻을 수 있다”며 “인공위성을 보유한 데이터 분석업체는 거의 없기 때문에 막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