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시총 순식간에 4조 증발…개미들 '날벼락' 맞았다

23일부터 발행주식의 5.16%인 394만8100주 의무보유 해제
헤지펀드, SK케미칼에 “SK바사 지분 팔아라” 주주제안
투자의견·목표가 제시한 증권사 3곳 불과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0월 경기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세포배양실에서 현미경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3일 이후 7거래일동안 17% 넘게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4조원 넘게 빠졌다.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을 독식하며 83.87% 급등했던 지난달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18일 상장한 뒤 6개월동안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하고 주식을 배정받은 기관들이 오는 23일부터는 주식을 팔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주주인 SK케미칼이 외국계 헤지펀드로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매각해 특별배당을 하라는 주주제안을 받았다는 소식도 ‘오버행’ 우려를 키우고 있다.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소액주주는 모두 33만4491명으로, 이들은 1766만1859주(지분율 23.09%)를 보유하고 있다. 유동주식수 2033만7315주의 86.84%를 차지한다.

15일 오전 10시17분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일 대비 6500원(2.35%) 오른 28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대표가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주가가 반등하고 있지만, 전일에는 지난 3일의 고점 33만5000원 대비 17.46% 낮은 27만6500원에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전일 종가 기준으로 21조1523억원으로 7거래일 전의 25조6275억원보다 4조4753억원 축소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하락세의 배경으로 주식 물량이 대규모로 시장에 풀리는 오버행에 대한 우려를 꼽는다.우선 오는 18일로 6개월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가 해제되는 물량은 394만8100만주다. 전체 상장 주식 수의 5.16%를 차지한다. 기관들은 신규 상장하는 기업의 주식을 배정받을 때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15일, 1·3·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을 한다. 특히 이번 6개월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가장 많다. 앞서 3개월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된 지난 3월18일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직전 거래일보다 4.69% 급락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최근 SK케미칼은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로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일부를 처분해 매각차익을 SK케미칼 주주들에게 특별배당하라는 주주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급등세를 보인 영향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청와대에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주재한다는 일정이 알려지면서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GBP510에 대한 임상 3상 진입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8월10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7월 종가는 17만500원이었으나, 8월19일에는 33만5500원까지 치솟았다.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급등하는 동안 다른 국산 백신 후보 개발 기업들은 소외됐다. 월간 기준으로 진원생명과학과 제넥신은 각각 20.60%와 10.87% 하락했다. 주가가 오른 셀리드(26.30%)와 유바이오로직스(8.34%)로 SK바이오사이언스와 비교하면 상승률이 초라한 수준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가 3곳에 불과하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4일에, 신한금융투자는 이날에 각각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새롭게 제시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목표주가는 키움증권이 37만원으로 제시해 전일 종가 대비 33.82%의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의 목표주가는 35만원이다. NH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8만원을 제시하며 분석을 시작했지만, 이후 실제 주가가 목표주가를 크게 뛰어 넘는 국면에서 수정을 하지 않았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