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아이오닉5' 브레이크 걸렸다…현대차에 무슨 일이

車반도체 품귀 지속
공장 잇단 중단, 특근 취소로 물량 확보 난항
아이오닉5 북미 출시 가을→겨울로 연기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기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생산 안정화와 함께 최근 판매 탄력이 붙었지만 반도체 공급난에 공장 가동 중단, 특근 취소 등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다. 다음달 북미 출시 일정도 지연된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다음달로 예정됐던 아이오닉5 북미 출시 일정이 겨울로 밀렸다. 최근 현대차 북미법인(HMA)은 홈페이지에 아이오닉5 출시 시기를 올 가을에서 겨울로 변경 공지했다. 정확한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반도체 수급 상황 여파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공장 중단과 가동을 반복하고 있다. 주요 반도체 공급처로 꼽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록다운이 지속된 영향이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주로 생산되는 엔진컨트롤유닛(ECU) 반도체 부족이 공장 중단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최근 현대차의 말레이시아 기반 반도체 공급업체 '유니셈' 내 확진자 발생으로 해당 공장이 이날까지 멈춰서면서 수급 상황이 악화됐다.

실제 울산4공장 1라인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멈췄고, 2라인은 17일까지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1라인에서는 스타리아·팰리세이드·스타렉스가, 2라인에선 포터가 생산된다. 아산공장도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사흘간 문을 닫는다. 생산 재개일은 오는 추석 연휴 뒤인 27일로 예정됐다. 아산공장은 9~10일 가동을 중단했다가 13일 라인을 재가동했으나 이틀 만에 다시 공장 문을 닫게 됐다.
현대차 울산공장. 사진=현대차
내수·수출용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은 우선 생산 일정 조절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25일 울산1공장은 협력업체 확진자 발생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로 멈춰선 바 있다. 오는 18일과 24일 예정된 특근은 이미 취소됐다. 최근 리콜 진행에 따른 품질 문제를 의식해 현대차가 차량 검수 과정에 시간을 더 쏟는 점도 출고 지연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인 7만대 달성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해 2월 열린 '아이오닉5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행사)에서 올해 국내 판매 2만6500대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7만대의 아이오닉5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아이오닉5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3만1450대로 목표치의 45%를 채웠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약 5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국내에서는 1만2484대 팔려 이미 1만 판매량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1만8966대가 판매됐다. 아이오닉5는 글로벌 시장 출시 이후 3개월간 판매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4월 3205대를 시작으로 5월 5335대, 6월 8122대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하반기 북미 출시로 수출 확대 기회를 노렸으나 출시 지연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긴 어렵게 됐다.

지난달 내수·수출 판매 실적 모두 전월보다 줄었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지난 7월 대비 27% 감소했다. 아이오닉5는 7월까지 8068대(내수 3447대·수출4621대) 판매를 유지했으나 8월 6706대(내수 3337대·수출 3369대)로 판매가 줄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