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유통물량 9.6%뿐…10만원 넘을 것"

내일 상장 앞두고 증권가 호평

매수세 몰리면 '품절주' 가능성
첫날 '따상' 성공할지 관심
조선 업황 회복세도 호재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현대중공업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수가 전체 주식의 9.6%로 나타났다. 최근 상장한 카카오뱅크(22.6%)나 일진하이솔루스(13.5%)보다 낮은 수치다.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상장 후에도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상장일 ‘품절주’ 되나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기관투자가에 배정한 990만 주의 60.3%에 해당하는 595만9520주에 의무보유확약을 걸었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투자가들이 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하고 공모주를 받는 것을 말한다. 확약 기간별로 △15일(기관투자가 배정 물량의 0.4%) △1개월(6.4%) △3개월(40.7%) △6개월(12.8%) 등이다.

이에 따라 상장 당일 거래가 가능한 물량은 전체 주식의 10%도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고 기관투자가들이 배정받은 393만여 주와 일반투자자들이 배정받은 461만 주 등 약 854만 주만 시장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상장 예정 주식의 9.6%로, 공모가 기준 5123억원 규모다. 현대중공업의 유통주식 비중은 앞서 상장해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을 기록한 SK바이오사이언스(11.6%)보다 낮다.

이 때문에 상장 직후 매수세가 몰리면서 ‘품절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상장한 일진하이솔루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3만4300원에서 시작해 따상에 성공했고 현재 주가가 공모가의 두 배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IB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주가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수급 여건인데 현대중공업의 유통 주식 수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다”며 “증권사들이 제시한 현대중공업의 적정 주가는 9만원대지만 최근 공모주 시장 열기로 볼 때 10만원 이상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시총 넘어설 듯

현대중공업 청약에 자산가들이 많이 참여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에서 최고 청약 한도인 14만2000주(증거금 42억6000만원)를 신청한 투자자는 343명이었고, 한국투자증권에서 최고 한도(13만8000주·41억4000만원)를 청약한 투자자도 259명이었다. 이들은 172~174주를 배정받았다.

현대중공업이 상장일에 공모가 6만원의 두 배인 12만원에서 시작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다면 주가는 15만6000원이다. 이 경우 공모주 투자자는 주당 9만6000원씩 수익을 올리게 되고, 시가총액은 5조3264억원에서 13조8486억원으로 불어난다.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시총(8조413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상장이 한국조선해양 주가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한국조선해양의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5만원으로 16.7% 낮췄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상장에 이어 내년에는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이 예정돼 있어 비장상 자회사들의 가치 반영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