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아기 지키려"…항암 포기하고 '다리 절단' 택한 엄마

임신 중 골육종·폐암 재발에도 아기 건강히 출산
골육종 재발로 한쪽 다리를 절단한 오즈본(왼쪽)과 셋째 딸을 무사히 출산 한 뒤 폐암 항암치료 중인 오즈본과 자녀들(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뱃속 아기를 지키기 위해 항암치료를 포기하고 한쪽 다리를 절단하고 아기를 출산한 영국 엄마의 사연이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케임브리지셔주 위즈비치에 사는 캐슬린 오즈본(28·여)은 지난해 11월 다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2005년 앓았던 오른쪽 다리의 골육종이 재발했고, 임신 4개월이라는 사실을 함께 알게됐다. 의사는 아기를 포기하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오른쪽 다리를 치료하거나,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후 아기를 출산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살과 5살 두 아들을 둔 오즈본은 고민스러웠지만 바로 다음 날 의사를 찾아가 다리를 절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오즈본은 "치료를 받아도 다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고, 뱃속의 아기를 잃고 싶지 않았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지난해 11월17일 오른쪽 다리 전체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은 오스본은 자녀들이 놀라지 않도록 변신 로봇 영화인 '트랜스포머'를 떠올렸다.

그는 두 아들에게 "엄마 다리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나서 의사가 떼어낼 필요가 있었지만, 트랜스포머가 새 다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하나의 시련이 또 다가왔다. 출산 8주를 앞두고 2017년 완치 판정을 받은 폐암이 재발한 것이다. 수술조차 어려운 폐암 말기인 탓에 의료진은 제왕절개로 아이를 꺼낸 뒤 항암치료를 권했고, 오즈본의 딸은 아이다 메이는 출산 예정일보다 8주 빨른 지난 3월12일 건강하게 태어났다. 오즈본은 "건강한 딸을 얻었기 때문에 다리를 절단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면서 "나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세 아이와 많은 추억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