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공구거리 재개발, 11년 만에 본격 추진

수표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도계위 통과
'상생, 순환형 도심재개발 모델'로 도시정비
2010년 구역 지정 이후 영세 세입자 대책 문제로 사업 정체
서울 중구 을지로 공구거리 일대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된다. 공공임대산업시설 등을 조성해 영세한 세입자들이 재입주할 수 있도록 '상생·순환형 도심재개발 모델'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수표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구역 정비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6일 밝혔다. 2010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11년 만이다.해당 사업지는 중구 입정동 237 일대로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을지로3가역과 가깝다. 을지로3가 정비구역 및 세운 재정비촉진구역과 맞닿아 있다. 건폐율 50%(저층부 55%) 이하, 용적률 741.55% 이하, 높이 99.55m 이하로 업무시설을 신축할 수 있다.

이 곳은 조선 중기부터 궁궐과 관공서에 납품할 각종 물건을 만드는 장인들이 모여 집성촌을 이루던 지역이다. 1960년대 청계천을 중심으로 240여개 공구상가가 형성되면서 ‘청계천 공구거리’로 불리고 있다. 낡고 오래된 건축물이 밀집해 있어 화재 및 안전에도 취약해 도시환경 개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수표구역은 2010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8년 사업시행계획인가도 신청됐다. 하지만 전면 철거형 재개발로 인한 공구산업 생태계 훼손, 기존 영세 세입자 내몰림 방지 등의 대책 마련을 위해 사업이 상당기간 정체돼 왔다.이번 정비계획에는 ‘단계적 정비’와 ‘순환형 이주대책’을 담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사업기간 세입자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영업하도록 청계천 변과 충무로변 일부 건축물을 먼저 철거하고 대체 영업장을 설치한 뒤 공사기간 동안 임시상가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공공임대산업시설 건립부지’를 기부채납해 공사 완료 전까지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조성해 기존 도심산업과 영세한 세입자 등이 재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세입자 등 입주대상자와 논의를 통해 도입 용도와 규모, 임대료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건축물 내부에는 옛길 흔적을 담은 골목길과 미디어 아트월을 조성하고, 가로활성화 용도로 옛골목길 정취를 재현해 24시간 개방할 계획이다. 서성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세운지구 및 을지로3가구역 재개발사업과 더불어 낙후된 청계천변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고 기존 도심산업 생태계와 영세 세입자를 보호하는 ‘상생·순환형 도심재개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