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신고했더니 차주가 제 신상을 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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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차 차주, 단지 내 게시판에 제보 요청최근 주거 단지 내 불법·민폐 주차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불법주차로 신고를 당한 차주가 본인을 신고한 사람의 신원을 공개적으로 제보받고 있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다.
"신고자 아는 분 제보해달라…사례할 것"
신고자 "보복 당할까 두려워"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불법주차 신고를 했는데 차주가 저를 찾으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저는 아파트 내 장애인 주차구역이나 인도 및 도로에 불법주차 차량이 있을 경우 신고하고 있다"며 "그런데 오늘 운동을 하던 중 정문 게시판에 제보를 받고 있다는 게시물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 중에 신고자를 알고 있거나 신고자의 동호수를 제보하면 사례를 하겠다는 글이었다"며 "관리실에 게시물 제거 요청을 하려고 했으나, 차주가 제 정보를 알고 보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인도 위 주차나 도로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사고날 뻔한 적이 있어서 보이면 불법주차 차량을 신고를 하고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경찰서에 문의해보니 이 경우는 경찰에서 도움을 줄 수 없고 관리실에 게시물 제거를 요청하라고 한다"며 "차주가 신고자를 폭행하거나 그런 경우가 아니면 법적인 조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방귀 뀐 놈이 성낸다", "자기가 잘못한 건 생각 안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31일 이 같은 불법 주차 문제를 막기 위한 주차장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불법·민폐 주차에 대한 강제적인 행정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문 의원은 "불법·민폐 주차로 큰 피해를 겪고 있음에도, 아파트 주차장은 사적 공간이라는 이유로 법적·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왔다"며 "법적 근거를 마련해 주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