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시켜놓고 성추행한 의사…환자 몸에 남은 결정적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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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필요성 부각수술이 끝난 환자에게 또 마취제를 투여하고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산부인과 의사가 구속됐다.
회복 중이던 환자에게 프로포폴 재투여
범행 부인했으나 환자 몸에서 DNA 검출
16일 부산경찰청은 산부인과 의사 A(50) 씨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월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자궁근종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이던 환자에게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추가로 투여했다. 이후 환자가 다시 마취되자 A 씨는 환자를 상대로 유사 성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술실에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간호사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범행이 묻힐 수도 있었으나, 환자가 예상보다 마취에서 일찍 깨어나면서 범행이 발각됐다.
A 씨는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환자의 몸에서 A 씨의 DNA가 검출되면서 사건 7개월 만에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검찰은 A 씨의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병원 내 강제추행 사건이 알려지자 사각지대 없는 CCTV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의사협회가 왜 CCTV 설치를 극구 반대하는지 이유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 95%가 찬성하는 CCTV를 모든 병원 수술실에 설치해 범죄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궁근종 수술한 사람한테 유사 성행위라니 저게 인간이고 의사인가", "처음은 아닐 것이다" 등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술실 CCTV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동 개정 의료법은 법안 공포 후 2년 후 시행될 예정이므로, 2023년 하반기부터 실제 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 의료법은 ‘의료기관의 수술실 내부에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설치하도록 하고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수술 장면을 촬영하도록 의무화한다. 이는 수술실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의료분쟁 발생 시 적정한 해결을 도모한다’는 것을 입법 목적으로 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