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뭐할까…귀성 대신 '호캉스·집콕' 찾는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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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중 1명 "호캉스 계획"…'분리된 공간' 선호
신라·콘래드 등 서울 주요 고급호텔 예약률 높아
'집콕'하며 대청소 계획하는 소비자도 많아
청소·세탁 관련 물품 판매량 '껑충'
# 직장인 윤모 씨(31)는 취업 후 명절마다 부모님이 계신 고향 대구를 찾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가족 간 모임도 부담스러워지면서 올 추석은 서울 5성급 호텔에서 홀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그는 "집에서 혼자 있기에는 연휴 느낌이 안 나는 것 같아 '호캉스'를 택했다"고 말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추석이 이어지면서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거나 '집콕'하며 대청소 하려는 수요가 상당수로 나타났다.
# 3년차 직장인 최모 씨(28·여)는 이번 추석 명절 '집콕'할 예정이지만 명절을 앞두고 180만원이나 지출했다. 최씨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으니 연휴를 이용해 집 인테리어를 바꾸고 대청소할 계획"이라며 "이참에 세탁기를 바꾸고 진드기를 없앤다는 침구청소기도 새로 샀다"고 말했다.
17일 여행·숙박 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1291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명 중 1명(24.0%)은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를 계획 중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71.3%는 호캉스를 선택한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분리된 공간(룸)에서 안전한 휴식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프리미엄 호텔의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34.5%)' '명절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10%)' 등의 응답도 이어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개별 공간이 보장되고 편의시설도 즐길 수 있는 휴가가 인기를 끄는 셈이다.실제 고급 호텔업계 예약률은 예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신라호텔은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예약률이 전년 대비 20% 정도 늘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 호텔의 추석 연휴 기간 예약율도 95% 수준으로 파악된다.연휴 기간 집에 머물며 청소를 하려는 수요도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가정 내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의 전년 동기 대비 카테고리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청소 및 세탁용품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청소기와 침구청소기 판매량은 각각 107%, 133% 늘었다. 스팀청소기패드 판매량도 47% 늘었다.세탁 관련 제품도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드럼세탁기는 102%, 탈수기 115%, 의류건조기 72%씩 판매량이 뛰었다. 청결한 집안 관리를 위한 세제·세정제 품목도 인기다. 품목별로 세제·세정제 세트는 512%, 식기세척기 전용세제는 184% 판매량이 증가했다.
옥션 관계자는 "비대면 추석이 예상되면서 긴 연휴를 활용해 가을맞이 대청소를 계획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각종 청소용품부터 세탁용품, 정리용품까지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