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분사 주총 통과

국민연금 반대에도 찬성률 80%
신설 법인 내달 1일 출범

김준 사장 "내년 IPO는 어려워"
연말께 주주환원 정책 공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 사업 분사 안건이 16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물적 분할된 배터리 및 석유개발 신설 회사는 다음달 1일 출범한다. SK배터리는 내년 흑자 전환 이후 기업공개(IPO)를 검토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앤피(E&P) 주식회사’(가칭) 분할안이 찬성률 80.2%로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2대 주주 국민연금(8.05%)이 ‘배터리 사업 비상장화에 따라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지만, 최대주주 SK(33.40%)와 기관투자가들의 찬성으로 무난히 통과됐다.SK배터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배터리 서비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맡는다. 배터리 부문은 1000GWh 규모의 수주 잔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선두권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연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25년 200GWh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번 분할 결정도 투자 재원을 적기에 조달하기 위해서다.

다만 IPO를 서두르지는 않을 방침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내년 하반기 IPO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어려울 것 같다”며 “적절한 밸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배터리는 내년부터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을 빠르게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IPO는 최소 내년 이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날 주총에선 이익의 배당을 금전, 주식 등으로 할 수 있는 조항 신설 등 정관 개정 안건도 97.9% 찬성으로 통과됐다. 김 사장은 “올해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당 등 주주 환원 전략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신설 법인인 SK E&P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한다. 김 사장은 “각 사에 특화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질적·양적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