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악마는 항상 가까이 있다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출처:네이버 영화
<프롤로그>
악마가 바쁠 때는 탐욕에 가득 찬 타락한 전문가를 대신 보내 신뢰를 미끼로 배신과 고통을 안겨준다는 영화 <데블스 에드버킷, 1997>이라는 영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의심받지 않는 가까운 사람이 사악한 마음을 먹는다면 엄청난 위해를 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 <랜섬(Ransom), 1996>에서는 유괴된 아들을 찾아 혼신의 힘을 쏟던 아버지에게 결정적 일격을 가하는 것은 바로 정의의 사자 경찰관이다. 최근 이루 말할 수 없는 흉악범죄가 늘어나고 곳곳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아 기강이 무너지면서 사회는 큰 혼란과 위험이 소용돌이친다. 이러한 상황은 사회질서라는 큰 댐이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감까지 불러일으킨다. 사회 각 구성원이 평화롭고 희망적인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대의를 생각하는 이성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공직사회 구성원이 솔선수범하여 책임의식과 희생정신의 발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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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거리 요약>
세계 37개 국가에 노선을 가진 미국 4대 항공사 중의 하나인 엔디버 항공사의 사장인 톰 멀른(멜 깁슨 분)은 공군 파일럿 출신으로 아메리칸드림을 실현시킨 재력가이며 사랑스러운 아내 케이트 (르네 루소 분)와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성공한 기업가다. 하지만 그들에게 큰 불행이 찾아오게 되는데, 뉴욕시에서 개최하는 과학발명품 경연 대회에 참가한 톰의 외아들 숀이 순식간에 유괴범에게 납치되고 곧이어 몸값으로 2백만 달러를 요구받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아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납치범의 지시에 따르던 톰은 점점 그것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특단의 결심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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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 포인트>
A. 톰이 유괴범의 요구에 반하는 결정을 하게 된 계기는?
FBI를 따돌리면서까지 톰은 납치범의 지시대로 현금 2백만 달러를 가지고 약속 장소에 가서 건네지만 납치범은 아들이 있는 장소도 알려주지 않고 도주하다가 경찰 헬기에 사살당하고 만다. 이 사건을 계기로 톰은 FBI에게 "놈들이 내 아들을 풀어줄 이유가 뭐죠? 어떻게 보면 그앤 증인이잖아요. 돈을 줘도 숀을 죽일 겁니다."라며 2백만 달러를 아들 몸값 대신 유괴범의 목에 현상금을 건다고 생방송에서 선언해 버린다. 톰은 이 방식으로 범인들이 내부적으로 분열을 일으키고 시민들이 목격자로 바뀌어 제보해 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부인과 뉴욕 시민들은 톰의 이성적 결정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톰은 깊은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B. 톰의 비협조적 태도에 납치범의 2차 시도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톰의 결심을 바꾸기 어렵자 납치범은 상대적으로 마음이 약한 톰의 아내를 모처로 유인하여 물리적인 폭행을 가하고 몸값을 안 주면 "아들 시체를 토막 내 뉴욕 전체에 뿌릴 거야. 총알은 쓰지 않겠어. 난 벌써 칼을 갈아 뒀어"라며 비열한 협박을 한다. 아내까지 범인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하자 FBI 수사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톰은 다시 방송에 출연하여 유괴범과의 사생결단을 선언하며 현상금을 2배인 4백만 달러로 올리자 유괴범들은 서서히 와해되기 시작한다.
C. 납치범 두목이 실행하는 마지막 음모는?
뉴욕 현직 경찰 신분의 유괴범 두목인 지미는 톰의 분노와 의지를 읽고 몸값을 받아내기가 글렀다고 판단하여 공범인 동료 유괴범 3명을 무참하게 사살하고 경찰에 신고하여 자신은 영웅으로 둔갑하면서 현상금 4백만 달러를 챙기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본인도 총을 맞게 되지만 도리어 정당방위로 보여 훌륭한 경찰로 인정받게 된다.
D. 범인의 정체가 탄로난 이유는?
의기양양하게 톰의 집에 현상금을 받으러 온 범인을 옆방에서 본 아들 숀은 공포감에 별안간 경악하며 바지에 오줌을 저리게 된다. 이 모습을 본 톰은 이 경찰관이 범인임을 직감하고 당황하게 된다. 범인도 상황을 눈치채고 총을 빼서 톰을 위협하자 톰은 침착하게, 은행에 가서 원하는 계좌로 이체해 주겠다고 유도한다. 한편 은행으로 가는 차에서 범인이 외국으로 도주할 비행기를 요구하자 톰은 기지를 발휘하여 비서에게 전화하는척하면서 대신 FBI 수사관에게 알려 은행 앞에서 경찰관과 FBI가 잠복하게 된다.
E. 악마의 마지막 발악은?
자신의 계좌로 이체를 마치고 은행에서 나오는 범인을 경찰들이 포위하기 시작하자 범인은 경찰관들에게 총을 쏘며 도주하게 된다. 이때 이 악마를 놓치면 또다시 자신의 아들을 해칠 것을 알기에 톰은 필사적으로 추적하여 체포하기에 이르지만 범인은 마지막 순간 신발 속에 숨겨진 권총을 다시 꺼내며 반격하려고 하자 FBI 요원들이 사살하여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2002>에서도 아들이 유괴 후 살해되자 범죄자의 소탕에 집착하는 아버지를 통해 유괴는 한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가장 악질적인 범죄행위임을 보여준다.
출처:네이버 영화
<에필로그>
사회적으로 인정된 제복을 입고 공인된 면허를 가진 사람들은 시민들로부터 강한 신뢰를 받기에, 만일 그들 중 악마의 의도를 가지고 범죄를 저지른다면 엄청난 폐해와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배금주의와 불공정이 판치는 세상에서 쉽게 타락하지 않으려면 올바른 인성교육과 사회 지도층의 수준 높은 도덕적 솔선수범이 선행되어야 한다. 오늘 뭔가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기 전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영혼의 몸값을 요구하는 악마가 들어와 있지는 않은지 성찰하고 경계하면서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윤리 질서가 흐트러지면서 정의가 사라지고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가 병들어 가는 사회악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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